세계 최고속의 연산능력을 자랑하는 ‘지구시뮬레이터’ 보유국 일본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미국이 차세대 슈퍼컴퓨터 개발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지금까지 군사 목적으로 개발해온 슈퍼컴퓨터의 다양한 적용을 위해 대기업 중심의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은 폭넓은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민간용 개발에 촛점을 맞추고 있어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제품 개발과 미·일 양국간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기업도 슈퍼컴을 활용하자=지난 7월 미 하원 과학위원회 공청회에서 제너럴일렉트릭(GE)·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의 최고경영자들은 “미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일본의 지구시뮬레이터를 뛰어넘는 슈퍼컴퓨터를 보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기업들은 더 이상 슈퍼컴퓨터가 과학기관만의 영역이 아니라 기업들의 제품 개발에 이용될 시기가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은 하원 공청회를 기점으로 슈퍼컴퓨터 개발 기조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 당장 미 정부가 군사목적에서 자동차, 소재, 바이오 등의 분야로 확대시킨 개발 프로젝트를 독려하고 있다.
미 정부는 우선 국가 차원의 중요 연구에 슈퍼컴퓨터를 적용한다는 방침하에 ASCI, 블루진, HPCS, 클레이블랙윈도(CBW) 등의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되 오는 2010년 마무리되는 HPCS, 2005년부터 개시할 CBW의 성과물을 정부 프로젝트에 적극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에 소극적인 일 정부=일본은 NEC가 우주개발사업단(현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등과 공동으로 5년간 500억엔을 들여 개발한 지구시뮬레이터 이래 이렇다할 개발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형편이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미국에 크게 뒤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 정부는 ‘수요층이 없는 상태에서 슈퍼컴퓨터 개발 예산 확보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 이는 그리드컴퓨터 등 국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개발 프로젝트는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사토 테츠야 지구시뮬레이터센터장은 “카보나이튜브, 단백질 해석, 지구온난화 메카니즘 해명 등 슈퍼컴퓨터에 의한 많은 실적이 나오고 있다”며 지속적인 개발을 촉구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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