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텔레콤월드 2003]통신시장 새 트렌드 한국ㆍ일본이 주도

세계시장 정체 불구 한ㆍ일 닮은꼴 전시

 “도저히 기술·서비스 트렌드를 알 수가 없다. 아니 오히려 지금은 트렌드가 없다고 보는 편이 낫겠다.”(국내 이통사 관계자)

  “3세대(G) 이동통신과 유선기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핵심 킬러앱은 누구도 찾지 못하고 있다.”(국내 유선사업자 관계자)

 “남은 곳은 KT·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업자와 일본의 NTT 정도다. 이들 외에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발견한 사업자를 찾아 보기 힘들다. 우리나라와 일본 사업자들은 모두 브로드밴드와 유비쿼터스를 내세우며 그야말로 빼다 박은 닮은꼴을 연출하고 있다”(국내 장비업체 관계자)

 세계 각국의 유무선 통신시장이 정체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유독 한국과 일본의 통신사업자들만이 차세대 광대역 통신서비스와 유비쿼터스를 기치로 새로운 대안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 ‘ITU 텔레콤월드 2003’ 행사에서도 실제로 전시부스를 마련해 참가한 통신사업자는 한국의 KT와 일본 NTT그룹, 중국의 차이나유니콤, 스위스콤, 이탈리아텔레콤 등이 고작인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이 가운데 그나마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이제 갓 비동기식 3G 서비스인 WCDMA와 ADSL 기반의 초고속인터넷을 선보인 정도다.

 우리나라 KT는 KTF와 공동으로 유비쿼터스를 주제로 홈네트워크·유무선통합·주문형비디오(VOD) 등 다양한 첨단서비스를 시연했다. 특히 홈네트워크의 경우 최근 전세계 주요 통신사업자와 장비업체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시장으로, 이번 행사에서도 KT·NTT·삼성전자·파나소닉 등 핵심 참가업체들이 전략적 품목으로 선보였다. 일본 NTT그룹도 홈네트워크와 모바일 위치정보서비스(GPS), 광가입자망(FTTH) 등 유사 서비스를 시연한 것은 이색적인 공통점이다.

 KT 관계자는 “전세계 유선사업자들이 한결같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는 결국 초고속 통신망에 무엇을 서비스할 수 있느냐는 게 고민”이라며 “KT나 NTT 모두가 광대역 통신망 기반에 홈네트워크와 같은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찾고 있다는 게 이색적인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NTT 계열 무선랜 사업자인 NTT커뮤니케이션스는 KT·하나로통신 등 국내 유선사업자와 마찬가지로 무선랜 로밍과 차세대인터넷주소(IPv6) 솔루션을 들고 나온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 역시 3G 이동통신서비스와 유비쿼터스를 공통된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스위스 ITU 행사에 사실상 유일하게 전시부스를 마련한 NTT도코모의 사례. NTT도코모는 이미 우리나라 사업자들이 상용화에 성공한 영상전화와 유비쿼터스를 내세우며, 특히 핸드폰 단말기를 가정내에서도 지능형 홈네트워크 서비스의 제어장치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또한 3G 이동통신에서도 교통정보·기업업무관리 등 실질적인 효용성을 지닌 신생 서비스를 발굴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G 이동통신서비스를 기회로 음성통화 일변도에서 보다 발전된 데이터 시장 확대를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킬러앱이 무엇인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결국 하나같이 시장정체에 허덕이는 각국 통신사업자들의 활로는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분위기 속에, 차세대 광대역통신망과 3G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얹어 팔 신생 수익기반 확보에 각국 통신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제네바(스위스)=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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