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협력기금은 한국 IT 전도사"

35개국 106개 사업에 총 1조7707억원 지원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제공하는 대외협력기금(EDCF)이 해당 국가의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운용 관리하고 있는 대외협력기금은 지난 87년 조성이후 현재까지 35개국 106개 사업을 대상으로 총 1조7707억원이 지원됐다. 이가운데 IT부문은 14개국 20개 사업에 4600억원 가량으로 금액면에서 2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기금은 우리나라 기업이 해당사업의 주사업자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는 구속성 차관(tied loan)의 성격을 띠고 있어, 국내 IT기업이 개도국에 관련기술을 전파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데 든든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금지원 현황=캄보디아는 지난 2001년 11월 우리 정부와 차관공여계약을 체결하고 2500만달러의 대외협력기금의 지원을 받아 행정전산망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컴퓨터통신이 주 사업자로 돼 있는 이 사업은 수도 프놈펜시의 주민·부동산·차량관련 행정업무 전산화와 정부부처간 네트워크 구성 및 전자결제시스템 도입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이같은 행정업무 전산화로 효율적인 정부운영이 가능해지고 대민 서비스 제공 및 세수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앞으로 비슷한 규모의 지방행정전산망도 구축할 예정인데 역시 이 사업을 위해 우리나라에 대외협력기금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경찰청 범죄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2500만달러 규모의 대외협력기금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이 사업에는 LG CNS가 주 사업자로 참여하며 내년중 자금지원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스리랑카 정부도 캄보디아와 유사한 형태의 전산망 구축을 위해 2500만달러의 대외협력기금 지원을 요청했다. 역시 내년중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이며 국내 업체의 사업참여가 확실시 된다.

◇업계 반응=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국내 IT업계는 대외협력기금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기금 신청국가에 대해 IT인프라 구축을 설득하고 지원을 신청하는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정부간 계약이기 때문에 사업대금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어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사업발굴 후 최종 승인이 날때까지 평균 27개월 가량이 걸린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정부간 승인절차가 복잡하고 해당국의 상황에 따라 산업진행이 유동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승인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전망=지원분야는 TDX, CDMA, WLL, 행정전산망, 교육정보망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예전에는 주로 TDX 등 통신장비사업이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행정전산망과 교육정보망 등 하드웨어와 콘텐츠가 결합된 사업으로 옮겨가고 있어 국내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폭이 점차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남미 국가의 IT부문에 대한 지원확대가 예상되고 있어 주목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중남미는 인터넷 사용자가 지난해말 1000만명에서 오는 2005년 약 7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IT부문의 성장속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중남미 지역 IT수출은 연 15억달러 내외에서 정체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는 파급효과가 크고 성공사례가 인접국가로 즉시 전파되는 특성이 있는 IT부문 차관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IT기술·정책홍보단을 파견, 사업초기 단계부터 공공부문 SI사업을 발굴하는 등 EDCF를 통한 중남미 지역 IT부문 진출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기금지원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수출입은행 경제협력1부의 변규혁 기획팀장은 “이 기금은 IT·환경·보건·통신 및 교육 등 중소기업의 참여가 유망한 분야를 적극 발굴,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해외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 IT기업이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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