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들 도입 열기 확산
“천군만마가 모두 ERP를 향해 뛰는 형국이다.”
중국에서 전사자원관리(ERP)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 정부가 ‘정보화가 공업화를 이끈다’는 전략을 마련하고 기업 정보화를 적극 권장하는 데다 렌샹·하이얼·중국석유화학 등의 대표기업들이 ERP 준거(레퍼런스)사이트로 자리매김하면서 현지 중견·중소기업들의 ERP 도입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 신식산업부(정보통신부)가 지난 1일부터 국가산업표준인 ‘ERP 규범’을 전격 시행함에 따라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들어 올해 12억위안(환율 144원 기준 1700억여원) 규모를 형성, 전년대비 26%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ERP시장은 지난 2001년 이후 SAP와 오라클이 중국에서 SMB용 ERP 시장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진디에, 용요우, 랑초우, 션저우수마 등 중국 현지기업들이 이에 대항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지만 중국 현지기업들 대부분은 시스템 구축 경험과 사후관리 서비스 능력면에서 뒤떨어져 상대적으로 한국 ERP업체들이 최선의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다는게 국내 전문업체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정보기술(IT)업체들의 국내 ERP업체들에 대한 기술제휴 및 총판계약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어 국내 ERP 전문업체들도 중국진출을 위한 막바지 담금질을 시작했다.
중국 IT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산 ERP가 중견중소비즈니스(SMB)영역에서 SAP, 오라클 등 선진 ERP기업에 버금갈 경쟁력을 갖췄다고 중국내에서 평가받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인텔 투자사인 코인텍(대표 서진구)은 인텔차이나를 통해 기술제휴 및 총판계약 제안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KAT시스템(대표 국오선)도 최근 2∼4개 중국 IT기업들이 현지 기업의 정보화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 구축을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오는 29, 30일 상하이에서 열릴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이그제큐티브 파트너 서밋’에서는 영림원소프트랩과 코인텍이 초청돼 국산 ERP의 중국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게 된다.
향후 10년을 해외사업에 주력할 계획인 영림원소프트랩(대표 권영범)은 기존에 확보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ERP 구축 프로젝트를 준거사이트로 삼아 현지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하이네트(대표 김현봉)도 청도지역을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으며 이달 중으로 베이징에 지사를 설립,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관련업체들은 중국에서 기업 정보화의 근간인 ERP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실질적인 수요로 연결됨에 따라 점차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영업자동화(SFA), 인적자원관리(HRM), 기업전략관리(SEM) 등 웹 기반 확장형 ERP 시장까지 개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필 한국비즈넷 대표는 “바야흐로 중국 ERP시장이 고속 성장기로 들어설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올해 안에 현지 파트너를 확보하고 다롄, 칭다오, 선양을 중심으로 영업·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