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나눔 문화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

 의주 상인 임상옥이 죽기 직전 자신의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면서 남긴 말로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물처럼 평등한 재물을 독점하려는 어리석은 재산가와 저울과 같이 바르고 정직하지 못한 재산가는 언젠가는 그 재물로 인해 파멸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치욕이다. 상속은 자식들의 재능과 에너지를 망치는 것이라며 모든 재산을 털어 도서관 3000개를 세웠지만 자식에게는 한푼도 물려주지 않은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한 말로 내 것에만 집착하는 현대인들이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할 글귀다.

 사실 평생 모은 재산을 학교 또는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한다. 특히 혈연 지연을 따지며 직원을 편애하는 등 가족 관계를 내세우는 기업인들로서는 생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가 척박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의 경우 개인 기부액이 전체의 70%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20%에 그칠 정도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물론 유한양행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처럼 모든 주식을 모두 복지재단에 넘긴 기업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카네기 록펠러 포드와 같이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등 자신보다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준 기업인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에도 기부문화가 서서히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은 수입의 1%를 나누자는 1% 나눔 캠페인이다.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모금운동이나,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에 그치던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러한 나눔 문화가 IT산업계로 확산되고, 이것이 IT산업의 재도약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광선 논설위원 k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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