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유료화 더디고 과금체계 불투명
국산 모바일게임의 중국 진출이 올들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온라인게임과 마찬가지로 중국 모바일시장의 불투명성과 함께 저작권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자칫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이동통신업체들이 콘텐츠 유료화를 더디게 진행하고 있는데다 국내 업체들의 게임기획안이나 게임소스가 중국업체들에게 유출돼 복제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국산 모바일게임의 중국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의 경우 과금 시스템 안정을 이유로 유료화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다 지난달에 비로소 일부 콘텐츠에 대해 유료화를 실시했다. 또다른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 차이나유니콤도 경쟁업체에 앞서 콘텐츠 유료화를 실시했지만 실제로 과금하는 콘텐츠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G 모바일게임업체 중국 담당자는 “많은 모바일게임업체들이 중국에 게임을 수출했다고는 하나, 대부분 중국 서비스제공업체(SP)과 유통계약을 맺은 경우에 불과하다”면서 “이동통신사에 유료로 서비스되지 않는 이상 실제적인 매출이 없고, 있다고 해도 SP들이 과금 자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유통업체인 SP들이 한국업체들이 게임수출을 위해 제공한 제안서나 각종 게임 정보를 관계가 있는 중국 게임개발업체로 넘겨 중국 게임개발업체들이 국내 업체들의 게임을 복제해 개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게임개발업체들은 우리나라보다 70∼80% 이상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 쉽게 개발한 게임을 역으로 한국에 파격적인 가격으로 수출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업체인 웨이트포유 최현 사장은 “실제로 중국의 한 SP는 한국 게임업체들의 정보와 소스를 이용해 개발한 게임 수십 종을 보여주기도 했다”면서 “워낙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아 별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엠드림 최종호 사장은 “중국 현지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 시장의 불투명성에 따른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중국 통신시장 및 모바일게임과 관련된 정보가 제한돼 중국 모바일게임시장을 개척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