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중 5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살인의 추억’은 지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6년간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엽기적인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영화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욕설이 난무하고 스릴과 폭소가 뒤범벅돼있지만 우리사회 시스템의 후진성을 질타하는 메시지 또한 짙다. 흥행수입 357억원은 2000년 ‘친구(574억원)’, 1999년 ‘쉬리(360억원)’에 이어 한국영화 흥행랭킹 3위를 의미한다.
며칠전 한국은행은 이 영화의 부가가치가 303억원으로 중형 승용차(EF쏘나타) 약 2798대를 생산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이례적인 분석치를 내놓았다. 국내총생산(GDP)을 늘리는데 기여한 부가가치 규모가 가장 큰 한국영화는 친구(487억원)로 중형차 4860대 이상 생산하는 것과 맞먹는다. 쉬리(306억원)는 중형차 3119대를 생산한 것과 같은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한국영화 수출 규모도 2001년 1000만달러에 진입한 후 올해에는 2000만달러를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1999년 쉬리가 130만달러에 일본으로 수출되면서 물꼬를 트기 시작해 ‘공동경비구역JSA’ 200만달러, 친구 210만달러 등으로 늘어났다. 올해초 개봉된 ‘이중간첩’은 150만달러에 일본으로 수출됐다. 수출지역도 다변화되고 있다. ‘선생 김봉두’는 국내 개봉도 되기 전인 지난 2월 미국 미라맥스사와 판권계약을 맺었으며 ‘장화홍련’ ‘올드보이’ ‘청풍명월’ 등이 유럽으로 수출됐다.
소녀가수 보아는 2001년 3월 일본 진출후 음반 판매 수입만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통한 개인 라이선스 수입도 TV 30만대 이상을 수출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규모(50억원 이상)보다 많다. 보아의 경제적 가치는 어지간한 기업보다 훨씬 더 많은 1조원으로 추산될 정도다. 특히 보아는 전략적으로 키워낸 문화 콘텐츠라는 점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문화콘텐츠야말로 신경제시대의 핵심 성장엔진 테마가 아닐까.
이윤재 논설위원 yj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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