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다. 획일화된 음악 장르와 비디오형 가수가 난무한 가요계에 그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다름 아닌 M22N(민)이다. 본명은 홍성민(27). 최근 ‘Still’이라는 데뷔앨범으로 종종 소개되는 그다.
중저음의 매력적인 보이스와 고음에서 울리는 강렬하고 거침없는 애드립은 듣는 이를 중독시키기에 충분하다. R&B 스타일이면서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분위기의 경쾌함과 화려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M22N의 색깔은 충분히 개성적이다.
M22N 역시 자기만의 독특한 음악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단다. 그는 “강렬한 R&B,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음악을 추구할 것”이라고 자신의 음악세계를 표현한다.
사실, M22N이 대중에 소개되기는 Still 앨범이 처음은 아니다. 97년 KBS를 통해 방영됐던 드라마 ‘프로포즈’의 주제곡을 불렀는가 하면, 지금은 해체됐지만 지난해 한동안 인기를 얻었던 ‘7Dayz’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하기도 했다.
Still 앨범의 첫 곡인 ‘Still’도 그가 7Dayz에 줬던 ‘내가 그댈’의 원곡. 일반인에 친숙한 곡으로 다가서는 것이 기선제압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도 있었지만, 이보다는 좋은 노래가 사장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주위 권고 때문에 Still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앨범이 발표된 초에는 리메이크와 표절 소문까지 나돌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의 음악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M22N은 음악에 관한한 타고난 재주꾼이다. 그 어렵다는 작곡과 화성학을 독학으로 섭렵했으니 말이다. 이번 앨범도 M22N이 직접 프로듀싱·작사·작곡·편곡·코러스·연주·믹싱 등 1인 다역을 소화해 냈다.
그의 음악성은 해외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세계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로라 피지는 작년 내한공연 당시 우연히 M22N의 노래를 듣고 매력적인 보컬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차기 앨범에서 같이 일하고 싶다는 제의까지 해왔다. ‘딜레마’로 잘 알려진 미국 흑인 랩퍼 넬리 역시 M22N을 피처링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외국에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M22N이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학생 시절. 교회에서 가스펠을 부르면서 가수의 꿈을 키우게 됐다.
“노래를 부를 때면 저도 모르게 에너지가 나와요. 정말 희열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음악의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는 지금의 풍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단다. 앨범 한장을 만들기 위해 길게는 3년 이상 작업하지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음악을 듣게 되면서 ‘음악=값싸다’는 인식이 보편화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언제까지나 사람들에게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이문세 선배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안락함과 향수를 느끼게 되듯, 저 역시 그런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M22N은 10월 초부터 ‘남자들이란’이라는 곡으로 이제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연인들의 마음을 재미있는 가사와 따뜻한 목소리로 표현한 이 곡은 팝 발라드 형식으로 그의 진정한 ‘야심작’이라고 귀띔했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가을 냄새가 물씬한 Still 앨범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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