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인스트루먼츠(TI)가 23일(현지시각) 라이선스 위반과 불공정한 가격 인하를 이유로 들어 퀄컴을 델라웨어 법원에 제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퀄컴이 TI에 대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등에 대한 특허권 사용 협정을 위반했다”며 제소한 이래 두 업체간 법정 공방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EE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TI의 조지프 허바치 수석 부사장은 “퀄컴이 자사의 CDMA를 채택한 휴대폰 제조업체에 한해 휴대폰 기술의 로열티를 인하해줬다는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지난 2000년 12월 두 회사가 맺은 ‘특허 라이선스 협약’을 위반하는 사항이며 따라서 우리는 법원이 퀄컴의 이런 행위를 금지시켜줄 것에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TI와 퀄컴 간 체결된 ‘특허 라이선스 협약’에 따르면 두 회사는 서로의 휴대폰 관련 특허를 사용해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퀄컴측은 7월 TI가 자사의 원천기술인 CDMA에 대한 정보를 누출시켰다며 델라웨이 법원에 TI를 제소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최근 TI가 CDMA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어 시장 맹주인 퀄컴이 견제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TI의 이번 제소는 퀄컴에 대한 강력한 맞대응을 의미한다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TI는 그러나 이번 소송의 근거가 되는 두 회사 간 협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밝히지 않았다. 또 퀄컴으로부터 불공정하게 라이선싱 가격을 인하받은 휴대폰 제조업체의 명단도 공개하지 않았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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