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적신호 켜진 중소기업 지원책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경제호의 중심 축으로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에 안간힘을 쏟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허리이자 뿌리인 중소기업이 튼실해야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보장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중소기업 정보화 및 e비즈니스를 촉진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오던 ‘중소기업 통합정보화 시스템’ 구축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은 문제다. 또 중소기업이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경우 그 거래액의 0.2%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에서 공제하겠다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면방안’이 표류하는 것도 정보화 마인드를 멀게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참여정부의 정책방향과 상치될 뿐 아니라 지상과제인 아시아 허브로의 도약 및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도 요원해지는 요인이기도하다.

　중소기업 관련 프로젝트가 표류하는 것은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자금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추진해왔던 중소기업 통합정보화 시스템 구축사업의 경우 중소기업 전용포털, e마켓 플레이스 연계, e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공급 등 정보화 지원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자체 자금, 정부 자금, 대기업 기부금 등 약 200억원 규모의 재원 확보방안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기부금 모금이 지지부진하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 전시장의 대체부지 발굴 문제 등으로 인해 중소기업 정보화 촉진,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 활성화, 대·중소기업간 협업체계 등을 구현하기 위해 추진해 왔던 중소기업통합정보화 시스템 구축사업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더 큰 문제는 기대를 모으던 중소기업에 대한 전자상거래 부가가치세 감면방안이 부처간 이견으로 도입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구매 또는 판매할 경우 그 거래액의 0.2%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에서 공제하겠다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이 중소기업 전자상거래 활성화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산자부가 온라인 위장거래를 우려하는 재경부 의견을 일부 수용해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구축 기업과의 거래 또는 신용보증기금의 전자상거래에 대한 담보 및 대출보증일 경우에만 적용키로 하는 수정안을 오는 20일 행정자치부에서 열리는 차관회의에 상정키로 했기 때문이다.

　물론 재경부는 요지부동이다. 대다수의 기업간 전자상거래 과표가 이미 양성화됐을 뿐 아니라 기업의 부가가치세가 최종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적인 지원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만장일치로 가결되는 차관회의 통과는 물론 내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당초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중소기업 육성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은 말만 앞서고 실천은 뒤따르지 못하는 속빈강정과 같다. 인체 곳곳에 신선한 피를 공급하는 실핏줄과도 같은 중소기업이 활성화돼야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보장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걱정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