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영국의 연구환경은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대학은 환경은 적지않이 차이가 납니다. 우리는 프로젝트 자체가 지도 교수에 의해 좌우되지만, 영국은 학생의 아이디어나 의지가 우선 존중됩니다.”
영국의 세계적인 대학 옥스퍼드에서 박사과정(재료공학) 3년차를 밟고 있는 박성배씨(32·사진)의 얘기다. 현재 옥스퍼드대에는 대학원생 80명을 포함, 120여명이 한국인이 유학중이다. 이중 이공계 학생이 70여명. 박씨는 한인회 회장을 맡고 있다.
박씨는 “인적자원과 연구시간만 고려한다면 우리가 영국에 결코 뒤질게 없으며, 연구시간은 영국을 훨씬 앞선다”면서 “영국은 다만 프로젝트 전에 철저한 예비조사를 통해 실패율을 줄여 결국 연구시간을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실험실별로 테마가 유행에 따라 수시로 변해 실제 축척되는 연구결과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한국학생들은 학부 때의 전공을 박사 과정까지 그대로 이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외국학생들은 전공 분야를 옮겨가며 학위를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며 ‘퓨전’시대에 맞는 이른바 ‘다학제 교육’이 선진국에선 활성화되고 있다는 전했다.
만국병으로 간주되고 있는 한국의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선 “중국, 일본 등 동남아시아에서 옥스퍼드대로 유학온 학생들을 보면 소위 상류층에 속하는 학생들이 많고 이들 중 상당수가 이공계를 전공하고 있다”며 인식의 차이를 부러워했다.
연구현장의 안전도 면에서도 한국과 영국의 차이점이 많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옥스퍼드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에서 실험장비를 설치하는 과정에만도 약 1년 정도의 시간을 소비했다”고 말하는 그는 영국은 특히 실험 과정에서 지나칠 정도로 안전절차가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연구기회를 많이 부여하는 것도 부러운 점. 영국은 특히 연구계획에서 실험 결과 분석까지 전 과정을 학생들에게 맡겨 프로젝트매니지먼트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한다. 영국은 특히 ‘튜토리얼’이란 1대1식 지도방법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연구방향을 점검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이 뿌리를 내린 상황이다.
박 씨는 “최근 옥스퍼드에선 바이오, 생화학, 나노 등 첨단 기초분야를 전공하는 유학생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며 “장차 실용적이고 산업에 곧바로 응용 가능한 연구를 수행한 뒤 한국에 돌아와 연구관리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씨는 지난 13일 다시 옥스퍼드로 돌아갔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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