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을 찾아서]전략산업-바이오신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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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을 정복하기 위해 수천 개의 화학물질을 반응시켜 신약이 될 수 있는 후보 물질을 찾아낸다. 그동안 세계적인 제약기업들이 불치병 정복을 위해 사용한 방법이다. 수천만 달러의 돈과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엄청난 작업이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화학적인 방법이 아닌 생물학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소재를 찾고 있다. 생물학적인 소재는 자체가 바로 생약(natural drug)이기 때문에 독성이 작아 저분자약품(small molecule drug)에 비해 개발기간이 짧고 투자비용이 적다.

 바이오 소재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각종 식물이나 동물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약용소재에서 부터 인체에 들어가서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캡슐을 만드는 물질도 바이오 소재에 포함된다.

 이런 소재는 궁극적으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타깃이며 인간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도구라고 볼 수 있다. 많은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바이오 소재를 찾아 이를 이용한 상품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은 잘못된 유전자를 교환해 질병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에 사용 되는 유기재료에서 신체 일부를 대체하는 유·무기 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전자 치료를 위한 유기소재=유전자 치료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에 이상이 생기거나 상호간의 균형이 깨졌을 때 이런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주입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단백질을 직접 몸 안에 주입할 수도 있지만 단백질 자체는 생체 내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파괴된다. 또 단백질은 스스로 생체에서 단백질을 만들어 낼 수 없어 지속적으로 주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러한 기존의 치료방법인 단백질 약품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로 유전자 치료라는 새로운 개념이 탄생했다.

 유전자 치료란 정상 단백질을 주입하는 대신 정상 단백질을 생체 내에서 만들어 줄 수 있는 유전자를 넣어 원하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치료법이다. 유전자 치료는 주로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암, 당뇨병과 같은 질병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으며 생체 내로 주입된 유전자가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교정시키거나 세포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여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때 사용 되는 것이 바로 바이오 소재다. 유전자치료는 원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전암호를 가지는 유전자와 그 유전자를 생체 내에서 발현시킬 수 있는 플라스미드라고 불리는 유전자 발현체계로 구성된다. 또 치료제는 원하는 목적의 특정 유전자가 포함된 유전자 발현체계를 원하는 위치까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반하여 주는 전달체 부분으로 만들어진다. 유전자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비바이러스성 전달체, 즉 유기재료에 관한 연구는 바이러스를 이용한 전달체의 연구에 비해 미비한 수준이다. 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에 비해 유기재료를 이용한 치료의 효율성이 수 퍼센트 정도로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지

만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연구범위와 응용이 확대되고 있다.

 ◇신체의 일부를 대체하는 바이오소재=이빨과 뼈 등 신체의 일부를 대체하는 바이오소재는 오래전부터 일상생활에 사용돼왔다. 이런 것들 외에 최근에는 치료를 목적으로 인간의 몸에 삽입 되는 소재들이 등장하고 있다.

 바이오소재는 크게 생체 불활성 소재(bioinert material), 생체활성 소재(bioactive material), 생체흡수성 소재(biodegradable material)로 구분할 수 있다. 생체 불활성 소재는 말 그대로 활성을 띄지 않는 소재로 신체에 삽입되면 염증과 독성은 유발하지 않으나 그렇다고 생체 조직과 결합하지도 않는 소재이다. 생체활성 소재는 생체친화성이 높아 신체에 삽입되면 주위 조직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소재이며 생체흡수성 소재는 이식 후 체내에서 완전히 흡수가 이루어지는 소재를 말한다. 이러한 바이오 소재에는 다시 금속, 세라믹, 고분자로 구분되는데 특히 금속, 세라믹과 같은 무기물은 주로 치아와 뼈 같은 경조직 대체재로 사용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 재료가 갖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 고분자와 복합화 하거나 금속과 세라믹을 복합하기도 하는 등 점점 재료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결국에는 인간의 치아와 뼈에 최대한 유사하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소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연구 열기는 결국 인간과 가장 유사한 소재를 만드는 것으로 직결되면서 동물 복제를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면역거부 유전자를 제거한 형질 전환 복제 동물을 통해 인체의 장기를 대신하는 이종 장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동물의 유전자를 사람의 유전자로 바꾼 돼지를 복제한 후 필요한 장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복제양 돌리가 탄생시킨 과학자들은 인간의 장기와 가장 유사한 크기를 지닌 돼지를 통해 장기 복제의 꿈을 실현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인터뷰]황우석 서울대 교수

 “심장과 신장, 안구 등을 이식하는 수술은 이제 20년이 경과돼 최근에는 일반 치료술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 부족한 장기 공급원의 해결책은 사후 기증이 아니라 제3의 공급방안에서 찾아야합니다.”

 제3의 공급 방안으로 형질전환 동물의 생산을 강조하고 있는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50). 그는 국내 최초로 송아지 복제에 성공한 복제 동물의 아버지로 불리는 과학자다.

 황 교수는 “형질전환동물에 의한 인간장기의 공급은 완벽한 결과를 얻기 전까지는 면역조직학적 거부반응, 종마다 나타나는 특이성에 의한 난제 및 미생물학적 상이성 등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면서도 “최근 많은 연구자들이 형질전환 및 체세포 복제술을 적용해 이를 해결코자 하는 시도가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며 실현 가능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NIH와 시카고 대학만이 가진 면역 유전자와 형질전환 등 복제 동물을 통한 인공장기 생산에 필요한 모든 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황 교수는 또 “복제 동물을 통한 인공장기와 세포치료제 연구는 향후 10년 안에 삶의 질을 한 단계 상승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성장동력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며 “바이오 장기가 당장은 100달러 이상의 수출 성과를 얻을 수 없어도 10년 후 다른 어떤 분야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차세대 성장동력이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며 바이오 장기가 이런 요건을 가장 만족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바이오 장기 및 세포이식 연구는 향후 범정부적으로 추진돼 싱가포르의 샴쌍둥이 의료 허브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동북아 R&D물류 허브에 바이오 장기 및 세포 이식 연구 센터를 포함시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게 될 것이라는 황 교수. 그는 제주도의 천연자원을 이용한 재활 시설과 바이오 장기 연구 인프라를 결합시켜 특수 질병 치료 중심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황 교수는 “바이오 장기와 세포 이식 등 새로운 바이오 소재의 개발은 10년 후 반도체를 능가하는 국가 중심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세계 환자들이 바이오 장기를 이식 받으러 한국에 찾아올 날이 멀지 않았으며 나아가 이들이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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