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ㆍ일 IT 장관 `제주도 회의` 이모저모

 ○…진대제 장관과 왕쉬뚱 중국 신식산업부 장관, 카타야마 토라노수케 일본 총무성 장관은 7일 저녁 8시 30분경 공식만찬이 끝난 뒤 진 장관의 즉석 제안으로 술자리를 가졌다. 제주도 특산주인 허벅주가 테이블에 올랐고 진 장관이 앞장서 ’허벅주 폭탄주’를 돌렸다고. 중국, 일본 장관들은 폭탄주에 익숙지 않았으나 이내 여러 순배가 돌아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 술자리는 10시 30분까지 이어졌고 배석해 폭탄주를 함께 마신 국장급들의 실무협의도 당초보다 늦어진 12시경에야 마무리됐다고.

 ○…포럼에는 각국 정부 당국자는 물론 내로라하는 거대기업 대표들도 함께 참석. 일본에서는 NEC 사사키하지메 회장, KDDI 오노데라타다시 사장, 미쓰비시 타니구지이치로 회장, 후지쯔 아키쿠사나오유키 회장 등이 방한했다. 중국에서는 차이나텔레콤 창쉬오빙 부회장, 차이나유니콤 샹 빙 부회장, 차이나넷콤 차오지동 부회장, 화웨이 선 야팡 회장, 다탕 초우 후안 회장 등이 자리했다. 특히 중국의 통신사업자 부회장들과 장비업체 회장들은 7일 밤 삼성전자가 마련한 만찬에 참석해 술잔을 기울이면서 중국에서도 모이기 어려운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이 자리에 참석한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은 “중국 통신장비 회장단의 방한은 국내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업계가 경계할 것을 충고.

 ○…7일 밤 열린 3국 국장급 실무회의에서는 일본측이 협력약정(arrangement) 대신 구속력이 약한 메모랜덤(memorandum)으로 할 것을 주장해 논쟁을 벌였다고. 일본측은 협력약정이 가지는 구속력에 부담을 갖고 단순히 기록을 남기는 차원의 메모랜덤을 주장했으나 우리측의 설득으로 협력약정으로 하기로 수락했다고. 이번 3국 장관의 협약은 각국의 의결을 받아야 하는 MOU 대신 각국의 장관이 이행사항을 책임지는 협력약정으로 체결됐다.

 ○…최근 디지털방송 전파 월경이 문제가 된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일본측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홍 정통부 방소위성과장은 회의전 디지털방송 전파월경 문제에 대한 양국간 논의내용이 국내 언론에 보도돼 일본측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된 점을 사과하고 논의할 의사를 타진했으나 일본측이 국내 여론을 의식, 일단 이를 드러내 논의하는 것을 꺼린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협력약정된 7개 분야중 디지털TV·방송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2008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디지털TV·방송 기술확보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가진 가운데 디지털TV·방송을 7개 항목에 포함시키기를 고집해 이를 관철시켰다. 그러나 아직 미국식이나 일본식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식을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자체 방식을 고집하는 일본이 서로 방식이 다른 데다 중국은 아직 기술표준을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디지털TV·방송 분야의 3국 공동 표준화는 난항이 예상된다.

<제주=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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