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3세대(3G)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의 개화는 언제쯤일까.
신생 이통사업자인 APBW(Asia Pacific Broadband Wireless)가 7월말 대만 최초의 3G 서비스를 시작해 관심을 끌기에 나선 가운데 업계의 반응이 교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이동전화 보급률 105%인 대만이 3G 이동통신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테스트베드 환경으로 알려져 온 만큼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APBW측은 3G에 대한 대만 이동통신서비스회사의 비관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 지금까지 2만여 가입자를 확보했다. 연말까지 70만 가입자 확보가 목표다.
그러나 프리마시아증권의 투자전략가인 루미스 등 전문가들은 “3G 시장 초기 진입이 회의적이며 대규모 고객확보가 정말 힘들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실제로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 주기라도 하듯 대만 제2의 이동통신회사인 TCC의 다니엘 차이회장은 최근 3G보다도 기존 음성서비스에 치중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3G는 업그레이드 서비스에 지나지 않으므로 기반이 마련될 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TCC는 음성서비스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회장에게서 나타나는 이러한 3G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대만의 이통서비스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태도는 타이완의 3G 이동통신의 추진세력으로 보였던 대만 3번째 이동통신서비스회사인 파이스톤과 자회사인 KG텔레콤간 합병 연기로 더 심화되고 있다. 2주전에 무산된 두 회사의 합병은 청화텔레콤과 TCC에 필적하는 가입자 확보 가능성으로 관심을 모았다. 게다가 KG는 일본 NTT도코모의 음악 다운로드· 화상전송 등이 가능한 i모드서비스까지 제안했었다. 파이스톤과 KG텔레콤 양측은 연말까지 망이 준비되서 내년중 3G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TCC·청와텔레콤 등 음성서비스업체들은 비디오 다운로드서비스 등을 통해 3G 서비스 본격화 시점까지 사태를 관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음성 서비스업체들에게도 약점은 있다. 관측통들은 이들에게 완전한 비디오폰서비스 등 킬러애플리케이션이 요구되지만 상당히 부족하다는 게 전반적 분석이다.
실제로 대만 TCC는 5% 미만의 매출을 데이터전송서비스에서 확보하고 있다. 반면 도코모는 매출의 20% 이상을, SKT는 매출의 19% 이상을 첨단 데이터서비스에서 확보하고 있다.
차이회장은 기존 음성서비스 업체들의 성공에 대해서도 “시장이 과장돼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서비스들이 성공한다면 가입자 수가 현재의 300∼500%나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APBW의 조나단 초우는 “우리는 통합 멀티미디어로서의 독특한 구조를 통해 이익을 얻는다”고 자신감을 비친다.
3G이통 테스트베드로서의 대만시장은 이처럼 3G 서비스를 통한 통신시장 빅뱅의 기대감이 교차하고는 있다. 하지만 그 저류에는 기존 사업자들의 만만치 않은 관망세가 자리하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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