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DTV SoC 공세 왜 가속화되나

 차세대 성장동력인 디지털TV(DTV)용 시스템온칩(SoC)시장을 놓고 외산과 국산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아날로그 TV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일찍부터 DTV용 핵심인 SoC 개발을 추진해 상당수 기술력을 확보해뒀으나 시장성장세를 보고 뛰어든 외국 전문업체들의 역공도 만만치 않다.

 외국업체들은 미국·유럽 등지의 각종 전송방식(ATSC-VSB, DAB-COFDM, QPSK)을 수신하면서도 DVI(Digital Visual Interface) 통합, 양방향 DVB-MHP 지원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탑재한 솔루션을 빠르게 내놓으면서 우리 업체들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이같은 외국업체들의 공세에 안방을 송두리째 내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산·학·연 공동의 대응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산 DTV SoC 개발 수준 어디까지=현재 디지털TV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의 실력은 일본에 앞서 있다는 평까지 나올 정도다.

 LG전자는 90년대 중반 미국 제니스를 인수해 DTV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는데 주력해왔고 핵심인 SoC까지 개발하는데 성공해 자사 고화질(HD)TV에 탑재하고 있다. 특히 LG는 최근 내장형 프로세서업체 ARM으로부터 최신 마이크로프로세서 반도체 설계자산(IP)을 확보해 MPEG2 코덱기능까지 통합한 최첨단 DTV용 SoC 개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DTV에 장착할 수 있도록 송수신기와 AV디코더, 영상신호 포맷 전환, 스트림 역다중화(TS demux) 등 핵심기능을 하나의 칩에 집적한 SoC를 개발, 자체 TV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 업체들이 내놓은 솔루션은 모델 수를 다양화하거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이른 데다 핵심 IP들은 비싼 라이선스 비용을 주고 여전히 해외에서 사들여야 만해 국산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외산 공세 왜 밀려오나=일단 외국업체들이 국내 디지털TV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우리 내수시장의 급성장세와 해외 시장 선도력 때문이다. 디지털방송 규격은 유럽과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나 정작 DTV 수신기에 필요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완제품 디자인 및 조립 기술은 한국과 일본이 상당히 앞서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수시장이 4분기부터는 DTV 수요가 아날로그TV를 앞지르는 역전현상까지 예상되고 있어 테스트베드가 되기는 한국시장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외국 업체들은 우리 업체들이 확보하지 못한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 MPEG 디코딩 및 인코딩 기술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부가기능을 제시하고 있어 구미를 당기고 있다.

 ST마이크로가 공급하는 iDTV칩의 경우, 아날로그TV와 디지털TV를 동시에 수신하고 있는 기능이 있으며 조란은 SD급에서 HDTV, DVD 통합 솔루션까지 개발해 컨버전스시장에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또 커넥선트는 위성셋톱박스와 연결한 DVI 및 DVB-MHP 인터랙티브 기능까지 통합한 상태다.

 더욱이 소니·미쓰비시·산요 등 일본 업체와 치열하게 경합 중인 국내 전자업체들이 적시 제품 개발과 원가경쟁력 확보를 고려한다면 외산칩업체들의 제안을 마다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국내 업계 대응전략=업계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산·학·연 공동 개발이 빨리 이뤄져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LG와 삼성이 자체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홈서버 등보다 큰 그림의 DTV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이 역할을 분담해 다양한 핵심 IP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LG전자 DTV연구소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상당히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하나 DTV를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IP들을 업계가 함께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달부터 시작 되는 시스템IC2010 2단계 사업에 DTV SoC용 AV코어와 DTV기반 홈서버 플랫폼 등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가 컨버전스 시대의 홈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국책과제로 선정했다고 안주할 것이 아니라 산·학·연이 상용기술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후속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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