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우리는 `매트릭스`로 간다

얼마 전 개봉된 영화 ‘매트릭스2’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지만 머지 않아 일어날 지도 모르는 미래 사회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고 싶다. 더불어 우리들은 적어도 초보적인 매트릭스 내에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예로 최근 각종 미디어들을 통해 사이버 머니 및 게임 아이템에 대한 사건, 사고가 하루 걸러 보도되고 있는데 이는 인류가 사이버상의 무형 자산에 대한 인식을 부지불식간에 하고 있다는 간접적인 결과인 것이다.

  단지 범법자들이 행하는 단순한 불법행위라고 치부하기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일반적인 범죄행위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단지 특정 서비스에서만 활용되는 자신의 분신(아바타)에 상당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고 그러한 분신들에 대해 자신의 정체성을 이입하고 있는 요즘 세대들에 대한 이해를 정책입안자들인 기성세대들은 제대로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미디어들이 단순히 그러한 현상들을 범죄 행위와 부작용에 대하여서만 다루어 왔는데 이는 향후 우리가 필연적으로 살아가야 할 가상사회(매트릭스)를 설계하는데 심각한 왜곡을 가져올 수 있고 현상의 본질을 알리기보다는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결과에만 치중함으로써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면이 있다.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트릭스가 영화상의 허구의 세계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미 가상사회들은 구현되어 가고 있으며 선구자적인 학계 및 관련 단체들에 의해 이러한 현상들에 대한 초기적인 연구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각종 게임에 접속하고 있는 수백만의 사람들이 허구의 세상에서 단지 허망한 꿈만 꾸고 있는 것일까. 광속에 가까운 기술의 발전 및 그로 인해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 현상이 상호 시너지를 발생하면서 우리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새로운 가상사회로의 출입구가 생겨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변화는 태풍과 같이 너무나 거세고 강력하지만 단지 눈에 보이지 않고 인정하려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을 뿐 인 것이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가상사회에 빠져 들어가는 걸까. 더 사실적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그러한 세계에서 상주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실 세계보다 훨씬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이용자들을 통해 쉽사리 확인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낌없이 그러한 세계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기성세대들은 그러한 현상들을 중독 및 사행심이라는 미명 아래 강력히 규제하려 하고 있고 가상 사회의 우상들을 흔히들 폐인, 인생의 낙오자들로 치부하고 있으며 그러한 사회에서의 선도자가 현실적으로 부를 창출하는 것에 대하여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만약 그러한 현상이 인식 전환적인 특성이 없고 단지 여가의 한 부분이고 일부 범법자들이 행하는 현상들이라면 일년에 5000억원이 넘는 게임 아이템이 거래가 될 수 있겠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러한 세계가 빠르게 구현되면서 일어나는 부작용도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사회가 그러한 부분을 너무 확대해석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러면 수 만년 동안 인류가 살아 온 현실세계는 부작용이 없는 것 일까. 분명히 사회에는 악이 존재할 수 밖에 없으며 세상이 모두 선으로만 이루어 졌다면 선이라는 가치가 의미가 없어 질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새롭게 도래하는 가상 사회에도 일정 부분 악이 존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가상 사회를 설계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악의 존재를 줄일 수 는 있겠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 현재 문제시 되는 현상들은 이 사회가 익숙해 지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순차적으로 문제 해결이 되어 갈 것이다. 또 그러한 부분을 하루 빨리 실현하려면 현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어 매트릭스의 네오 같은 존재를 하루 빨리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

다. 이미 우리들이 매트릭스 세계를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아벤처포럼 오세기 국장 osk@koven.or.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