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소프트웨어 시장의 주요 이슈를 거론하자면 단연 ‘오피스프로그램 신제품 대거 동반 출시’를 꼽을 수 있다.
워드프로세서 한/글과 오피스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글과컴퓨터(대표 백종진 http://www.haansoft.com)가 오는 10월 9일 ‘한컴오피스2004’ 를 출시하는 것을 비롯해 세계적인 오피스프로그램 업체인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MS 오피스2003’(10월 21일), 한국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타오피스2003’(9월 예정), 그리고 토종 벤처업체인 테크다임과 씽크프리의 오피스프로그램인 ‘테크다임오피스’(11월 예정)와 ‘씽크프리오피스’(10월 예정)까지 국내외 모든 오피스 프로그램 개발업체가 총출동해 동시다발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 이후부터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바야흐로 오피스 신제품을 내건 이들 업체간 불꽃튀는 마케팅 승부의 일대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올 하반기가 각양각색 다양한 오피스 제품을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과 동시에 오피스프로그램 업체들이 회사의 명운을 걸고 펼치는 ‘오피스 대전’의 귀추를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관전포인트 하나 - ‘MS의 아성을 무너뜨려라’, 후발주자들의 대 MS 전략과 MS의 수성 전략
오피스 프로그램 업체들이 비슷한 시기에 신제품을 출시하고 정면 승부를 벌이는 것은 이제까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유례가 없던 일이다.
그 만큼 업체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치열하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누려 온 MS는 자리를 고수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은 한편 한글과컴퓨터,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테크다임, 씽크프리 등 나머지 후발 주자들은 어떻게든 MS의 시장을 파고들어야 하는 생존 과제에 당면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오피스2003을 포함하는 오피스프로그램 신제품 브랜드인 ‘오피스시스템’을 사전 공개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제품 구성과 가격 정책 등 영업 전략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했다. 경쟁업체가 MS의 전략을 파악해 이를 거꾸로 이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경쟁업체들의 ‘MS 따라잡기’도 이에 못지 않게 집요하다.
한때 전세계 업체 중 유일하게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국내 시장을 평정했던 한글과컴퓨터는 이번에는 MS가 독차지해 온 오피스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컴은 아예 오피스 제품구성을 마이크로소프트와 유사하게 워드프로세서인 ‘한글2004’와 스프레드시트인 ‘넥셀2004’, 프레젠테이션 툴인 ‘한컴슬라이드2004’, 백신소프트웨어 ‘바이로봇 엑스퍼트4.0’로 구성해 정공법으로 MS의 고객을 공략하는 ‘윈백’ 전략을 채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가격은 MS보다 훨씬 저렴하게 내려 잡았다. 한컴오피스2004 가격은 2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한글2004 단품 역시 7만∼8만원 수준으로 판매할 계획. 기존 MS 오피스제품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 ‘썬 스타스위트 6.1’이라는 제품으로 오피스프로그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서버 전문업체 한국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역시 마이크로소프트를 철저히 의식하는 마케팅 전략을 선택했다.
스타스위트 6.1은 워드프로세서, 표계산, 프리젠테이션, 홈페이지 작성, 드로우(draw)의 각 프로그램을 갖춘 MS 오피스 대항 소프트웨어이다. 각 프로그램은 모두 MS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와 호환되며 오피스프로그램 초기 화면 역시 MS 오피스와 유사하게 만들어 MS 제품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계산이다.
이밖에 토종 오피스 프로그램 업체인 씽크프리와 테크다임 역시 윈도보다 싼 가격에서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내놓고 국내 OEM 시장과 기업 소비자 시장, 해외 시장을 동시에 두드리고 있다.
△관전포인트 둘- ‘신기술 향연’, XML 기능과 각종 e비즈니스 솔루션 연동
마케팅 대결과는 별도로 업체들 간 신기술 대결도 만만치 않아 볼 거리가 화려하다.
가장 눈에 띄는 기술 트렌드는 단연 XML(eXensible Mark-up Language).
마이크로소프트, 한글과컴퓨터,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테크다임, 씽크프리 5개 업체 모두 신제품에서 XML 지원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e비즈니스 표준으로 개발된 XML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확장성에 있다.
기존 문서를 XML로 변환할 수 있는 기능은 기본이고 XML로 문서를 작성하거나 XML문서와 오피스 문서간 호환이 자유롭고 HTML파일을 직접 불러와 웹 레이아웃 그대로 편집이나 출력을 할 수 있다.
그룹웨어,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고객관계관리(CRM) 등 기업내 e비즈니스시스템과 오피스 프로그램 간 연동 기능도 이번 신제품이 공통적으로 갖는 경향이다.
이같은 추세는 기업들이 e비즈니스 솔루션을 활발히 도입하면서 오피스 프로그램과 기업솔루션이 시너지를 발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오피스 프로그램 업체들은 기업 업무 환경이 점차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에서 웹 기반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번 신제품부터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웹 환경에서 기업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 도구’로 완전히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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