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중순 이후 3개월 연속 랠리를 펼치며 초강세를 보이던 D램 가격이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 등으로 이달 중순부터 조정을 받으며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D램 가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PC경기가 여전히 본격적인 회복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D램 가격의 조정 지속여부는 D램 업계의 화두로 부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D램 시장의 주력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의 현물가격이 지난 12일 이후 지속적으로 조정을 받으며 최근 2주간 4% 가량 하락하자 인텔의 스프링데일 칩세트 발표로 촉발됐던 D램 상승랠리는 사실상 마감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최근 내놓은 D램 시장전망 자료를 통해 D램 수요가들이 충분한 재고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개학특수 등 실질수요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D램 가격의 상승요인이 단기적으로 희박한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PC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면 PC업계의 주문감소, 반도체 유통업자들의 재고방출 증가 등으로 추가적인 가격하락의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의 정장원 애널리스트 역시 최근 분석자료를 통해 현재 4.60∼4.80달러 수준인 DDR 256Mb SD램이 최악의 경우 이달말 4달러 초반으로 주저앉을 수도 있으며 9월 중순께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이에 상반된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아시아현물시장을 중개하는 대만의 D램익스체인지는 이번주 초부터 D램 가격은 최근의 약세에서 벗어나 회복기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 본토에서 여름휴가가 막바지에 이르며 개학이 다가오고 있어 유통업체들이 다시 재고를 확충하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다음주 이후 가격상승이 낙관된다는 분석이다.
D램 보고서를 낸 다우존스는 D램 현물가격을 짓누르고 있는 조정압력은 이른 시일내에 해결될 수 있으며 개학 이후 전개될 계절특수로 상승이 확실시 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시장조사 및 분석 주체별로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D램 업체는 조정보다는 상승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한광마 메모리영업·마케팅 부장은 “이달들어 D램 가격이 하락한 것은 과잉공급에 기인한 것이 아닌 유럽을 강타한 폭염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를 비롯해 세계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고 브랜드 PC업계 대상의 고정거래가격 전망도 밝은 편이어서 상승기운이 우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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