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형 압축기로 세계 시장 정복에 나선 LG전자
“2, 3년 걸릴 것으로 예상한 개발기간이 무려 10년이나 소요되다보니 포기하고 싶은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판단, 연구원들을 독려해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LG전자 DA사업본부장 김쌍수 부회장이 10여년간 개발과정을 지켜본 소감이다.
LG전자가 가전업체에서는 처음으로 선형압축기(리니어컴프레서)를 적용한 냉장고를 시판한다.
기존 동급 컴프레서에 비해 30% 가까운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선형압축기는 선진국가의 환경규제 강화 추세에 따른 최적의 기술로 인식되고 있으며 전력 사용량이 더 많은 에어컨에도 적용이 가능해 가전업체에 적지않은 파급이 예상된다.
◇선형압축기란=선형압축기는 자기부상열차의 추진장치, 고층용 엘리베이터 등에 쓰이는 차세대 모터인 선형모터를 채용한 신기술이다. 기존 압축기의 경우 모터의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꾸어 냉매를 압축하기 때문에 약 20%의 에너지 변환손실이 발생하나 리니어 압축기는 모터자체가 직선운동을 하기 때문에 에너지 변환손실이 없고 마찰소음이 거의 없어 소음도 크게 개선된다.
원천기술은 미국의 선파워라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지난 91년 이 회사에 라이선스를 체결한데 이어 지분도 10% 확보했다. 이런 장점 때문에 많은 가전업체들이 선형압축기 기술을 개발중이나 아직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LG전자 냉장고 사업부장 박영일 상무는 “경쟁업체들이 선형압축기를 개발하는 데는 앞으로도 2, 3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며 “상당기간 LG전자가 냉장고 사업에서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최근 100억원을 들여 연간 100만대의 선형압축기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창원에 구축했으며 오는 2005년에는 200만개(1600억원)의 선형압축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에어컨에 이어 냉장고도 1위 노려=LG전자는 리니어압축기 기술을 바탕으로 냉장고 제품도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LG전자는 총 600만대를 출하, 1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냉장고업체 순위로는 GE, 월풀 등에 이어 3위권이다. 박영일 상무는 “미국업체들이 10여년 전 디자인을 아직도 사용하는 등 변혁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일본업체들은 내수에 집중, 세계시장에서 힘을 전혀 못쓰고 있다”며 “이에 반해 LG전자는 치열한 내수경쟁을 바탕으로 스피드하게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인도, 멕시코, 중국 등 전 세계에 공장을 가동하는 등 오는 2007년께에는 1위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