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정보화 프로젝트에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내수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으로 국방과 복지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는 내년도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산자부에서 추진하는 중소기업 IT화사업과 B2B시범사업, 정통부의 소기업네트워크사업, 중기청의 생산정보화 및 조합정보화사업 등 각종 정보화사업이 긴축재정의 후폭풍에 그대로 노출돼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그동안 지방기업의 e비즈니스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온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다. 내년 지원예산이 올해보다 40% 줄어들 것 같다니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지난 97년 10월 설립된 ECRC를 통해 10만여명의 전자상거래 실무인력이 양성되고, 전자상거래시스템 구축과 중소기업형 CALS·EC 모델 보급 및 관련 정보 제공, 그리고 해외 홍보 및 교류사업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뒤진 지방 소재 기업정보화에 기여해온 IT 한국호의 견인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지역 e비즈니스 활성화는 물론 참여정부가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지역균형발전시책에도 맞지 않는다.
우리가 IT예산 삭감을 우려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지역을 균형발전시키기 위해서는 IT 인프라 구축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ECRC예산을 올해(50억원)보다 40% 축소(30억원)하겠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 올 예산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동안 집행되는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한정된 예산으로 국가시책을 추진해야 하는 정부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지적한 ECRC사업의 문제점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은 도태시키고, 한정된 예산을 우수 ECRC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가 지방기업정보화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국가 인프라 구축이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또 있다. 주무부처인 산자부가 지역 e비즈니스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등 ECRC사업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 일부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자부와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은 지역 ECRC운영협의회, 지역 e비즈니스 종합안내센터, 지역 ECRC 컨설팅자문단사업과 지역 e비즈니스 엑스포 개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잘 알다시피 지역정보화사업은 미래를 위한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따라서 정보화 프로젝트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당초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사업일지라도 그 파장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ECRC도 마찬가지다. 일부 센터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하나 지역경제활성화에 기여한 공은 크다.
우리가 IT예산을 축소하겠다는 정부정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역의 균형발전을 통한 IT 인프라 구축만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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