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통신망 규정 개정초안…논란 예고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6개월여의 고심 끝에 미국 내 음성전화 및 초고속인터넷망 개방문제 등의 윤곽을 내놓았다. FCC는 이번에 마련한 통신망 개정 초안에서 지역전화망 접속료와 관련, FCC가 지역회선 접속료 할인율 등을 통제하도록 했다. 또 미국에서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광대역 초고속인터넷망 서비스회사들의 인터넷망 사용 조건과 관련,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이 광대역서비스 제공을 위해 베이비벨의 회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C넷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FCC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그간 업체간에 치열한 이해가 엇갈려온 지역회선망 접속료 할인, 통신회선망 개발 등에 관한 새로운 규정을 정한 개정초안을 내놓았다.
◇접속료 관할권 FCC로=이번 개정으로 그동안 주당국이 담당했던 지역회선 접속료 할인 등의 통제권이 FCC의 손으로 넘어가 베이비벨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규정안에서 주정부는 여전히 베이비벨 네트워크의 핵심인 교환설비에 베이비벨 경쟁사들이 할인 가격으로 접속할지 결정할 권한을 가지는 쪽으로 절충했다.
그러나 이 규정에 반발하는 진영은 “특히 베이비벨의 경쟁사들이 대도시 인구밀집 시장에서 베이비벨의 교환설비를 더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접속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렇게 되면 베이비벨과 지역전화망에서 경쟁하는 AT&T 등 장거리 전화회사들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SP 베이비벨 회선 사용=광대역 회선규정 손질부분은 이번 개정의 최대 논란거리다.
FCC는 지난 2월 회선사용 규정손질을 표결한 결과 ‘3 대 2’로 베이비벨들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업체들에 회선 일부를 의무적으로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온 규정을 폐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 초안에서는 코바드커뮤니케이션스 등 ISP들이 광대역서비스 제공을 위해 베이비벨의 회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FCC는 앞서 광대역 서비스에서 AT&T 등이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를 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베이비벨들도 향후 설치하는 광통신망에 대해서는 장거리 전화회사들이 접속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FCC의 이같은 규정 손질에 대해 서로 이해가 엇갈리는 주당국과 베이비벨, 그리고 베이비벨의 경쟁사들이 각각의 불만을 보이면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AT&T 관계자는 “새 규정의 모든 내용들이 분란의 소지가 있다”면서 “각각의 이해가 얽혀있기 때문에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