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김치냉장고업계 `고사` 위기

대기업 출혈 가격경쟁 `직격탄`

 ‘설 땅이 없다.’

 올들어 김치냉장고 시장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 김치냉장고 생산업체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의 출혈가격 경쟁, 끼워팔기 마케팅의 직격탄을 맞아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코스닥등록기업인 아일인텍이 김치냉장고 사업에서 손을 뗀 데 이어 나나전자, 신한전기가 생산라인을 축소하고 있고 위트, 해피라인 등 중견업체들도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황=지난해 인기탤런트 장서희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선 알티전자(대표김창헌)는 지난 4월 김치냉장고 사업부를 폐쇄하면서 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김치냉장고 사업을 정리했다.

 삼성전자와 LG-캐리어 등 대기업에 OEM 공급을 전문으로 해온 위트(옛 태영전자·대표 양만규)의 경우 지난해 2만대에 달했던 공급물량이 올 상반기 50% 이상 감소되면서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파세코(대표 최병호)는 대기업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프리스탠딩 방식 김치냉장고 사업비중을 줄이는 대신 건설사 상대의 빌트인 김치냉장고 영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나나전자, 신한전기의 김치냉장고도 현재 시장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사업축소 배경=중소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낮은 브랜드 인지도, 가격경쟁력 상실, 신제품 개발자금력의 한계를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적인 김치냉장고 끼워팔기 마케팅은 70∼120L급의 중저가 틈새제품을 기반으로 한 이들 중소기업의 시장을 잠식, 영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올들어 7월 말 현재 사은품으로 증정된 김치냉장고 수량은 지난해 20만대에서 2배 이상 늘어난 40만대를 웃돌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위트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중저가대 김치냉장고를 공짜로 뿌리면서 중소기업들의 설 땅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게다가 가격경쟁 격화로 판매가격이 전년대비 30% 이상 하락한 것도 김치냉장고 사업축소를 앞당긴 또 다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의 OEM 공급물량 감소와 대형 할인점들의 PB상품 사업축소도 중소기업들이 생산물량을 축소하는 이유로 작용했다.

 ◇전망=올해 김치냉장고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20만대 줄어든 140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으로 인해 하반기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은 현재 93%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위니아만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3사의 독과점체제가 더욱 공고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방문판매 업체와의 제휴 및 지방 중소도시 공략 등 틈새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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