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기반 고성능 PC `고전`

 

 지난달부터 시중에 선보인 하이퍼스레딩(HT)기반의 신형 고성능 데스크톱PC 기종이 높은 가격과 소비자들의 인지도 부족으로 시장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이퍼스레딩은 운용체계나 프로그램에서는 듀얼 CPU처럼 인식해 하나의 CPU에서 한번에 여러 개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로 일반 CPU에 비해 최대 30%의 속도향상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한국HP 등 주요 PC업체들은 하이퍼스레딩 기반의 신형 데스크톱 기종을 내세워 여름철 비수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었으나 현재 컨슈머시장에서 판매비중은 아직 10%에도 못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 요구에 가장 민감한 홈쇼핑채널 방송의 경우 여지껏 하이퍼스레딩 기반의 데스크톱 PC기종을 판매한 사례가 전무한 상태여서 하반기 PC시장에서도 하이퍼스레딩 CPU가 대중화되지 못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자사 데스크톱 PC기종 대부분에 하이퍼스레딩 CPU를 옵션사양으로 채택하면서 가장 적극적인 모델체인지에 나섰지만 이달까지 HT기반 데스크톱 PC판매량은 월 3000대 남짓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HP의 경우 지난달부터 파빌리온 데스크톱PC 상위 3개 모델에 하이퍼스레딩 2.6㎓ 펜티엄4 CPU를 채택했으나 이들 HT기반 PC기종의 판매량은 월 1000대, 컨슈머시장 점유율은 7∼8%에 불과한 상황이다.

 삼보컴퓨터는 하이퍼스레딩기반의 데스크톱PC는 아직 컨슈머 PC판매의 3%에도 못미치는 월 600∼700대 수준이고 현주컴퓨터와 주연테크도 이달 초 2.8㎓(HT) CPU를 채택한 슬림PC를 각각 출시했지만 썰렁한 시장반응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지난 두달간 국내에 보급된 하이퍼스레딩 CPU를 채택한 데스크톱 PC수는 총 8000대를 넘지 못해 지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추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다한 출혈경쟁에 시달리는 국내 PC업계가 대당 15만∼30만원의 가격상승을 무릅쓰면서 하이퍼스레딩 기반 PC를 주력 기종으로 바꿀 형편이 못되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도 하이퍼스레딩 CPU가 국내 PC시장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일부 마니아층을 제외하면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아는 소비자가 거의 없어 일선 대리점에서도 굳이 HT기반 고사양PC를 권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다음달 말 인텔이 HT기반 CPU가격을 대폭 내린다해도 PC시장이 완전히 하이퍼스레딩쪽으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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