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물성과학기초연구소, 양자컴퓨터의 기본소자 개발

 슈퍼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을 ‘꿈의 컴퓨터’로 기대받고 있는 양자컴퓨터의 기본 소자가 개발돼 실현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12일 닛케이산교신문에 따르면 NTT물성과학기초연구소는 일본 과학기술진흥사업단과 함께 양자컴퓨터의 기본 소자를 개발했다. 이번 기본 소자는 반도체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신문은 “이는 반도체의 미세가공기술을 활용해 양자컴퓨터 회로의 규모 확대가 쉬워진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본 소자는 반도체의 표면에 3개의 긴 전극과 그 사이에 짧은 전극을 병렬로 설치한 구조다. 전자빔을 사용해 반도체를 특수한 구조로 가공하면 2개의 긴 전극과 짧은 전극 사이에 전자가 모인다. 이때 전자가 집중된 영역이 2개 생긴다. 한쪽 영역에 전자가 존재하면 정보 ‘0’, 또다른 한편의 영역에 전자가 존재하면 정보 ‘1’을 나타내는 구조다. 2개의 영역은 하나의 쌍으로 1비트에 해당한다.

 두 연구소는 실험을 통해 제작된 기본 소자에 전압을 계속 가하면 2개 영역을 각각의 전자가 오가며 소자를 동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됐다.

 특히 이번 개발의 성공은 그동안 양자컴퓨터 개발의 걸림돌이던 대규모 분자합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지금까지 전세계 양자컴퓨터 개발진은 대부분 분자 중 원자 1개에 1비트를 대응시키는 방식을 채택해왔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규모를 확대키 위해서는 그만큼 더 큰 분자를 합성해야 하는데 현재 기술로는 10비트 정도가 한계로 여겨지고 있다.

 양자컴퓨터를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0비트 정도의 소자가 필요하며 두 연구소는 이번 소자를 바탕으로 규모 확대에 위한 연구개발에 나섰다.

 한편 양자컴퓨터에 대한 연구는 지난 85년 IBM에서 시작돼 이후 NEC·후지쯔·마이크로소프트(MS) 등 유수의 정보기술(IT)업체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영국·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가 국가 차원의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앞서 양자컴퓨터는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80년대 초 개념을 제시했으며 이어 97년 IBM의 아이작 추앙이 2비트 양자컴퓨터를 처음 만들었다. IBM의 알마덴연구소와 로스알라모스연구소가 7비트 양자컴퓨터까지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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