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는 전국의 평지와 산지 숲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텃새다. 누런 갈색 바탕에 세로 줄무늬로 한껏 멋을 낸 올빼미는 작은 짐승이나 새를 잡아먹는 맹금류로 낮에는 나뭇가지에서 쉬고 밤에만 먹이를 찾아 움직인다.
이처럼 올빼미와 생활 패턴이 같은 사람을 일컬어 ‘올빼미족’이라 부른다. 낮에는 약 먹은 병아리처럼 꾸벅꾸벅 졸다가 땅거미가 내리는 밤이 되면 두 눈에 불을 켜고 활개를 치는 사람들이다. 그동안 밤시간에 주로 활동하는 이들 올빼미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그리 곱지 않았다. 범죄·향락·퇴폐 등 밤이 주는 음습함과 연관지어 이들을 부정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5일 근무가 확산되고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이들에 대한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PC방·찜질방·사우나·식당 등을 알리는 네온사인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세태가 방증하듯 심야와 새벽시간에 경제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급증하는 추세다.
불볕 더위가 계속되는 요즘은 올빼미족이라고 따로 구분하는 것이 모호할 정도다. 무더위와 열대야를 피해 밤에 활동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몰리는 쇼핑객으로 인해 대형 할인매장의 밤시간이 오후 황금시간대 못지 않게 북적댈 정도라니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뿐만 아니라 TV홈쇼핑업체들이 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화장품·언더웨어 등을 심야시간대에 편성하는 등 이미 사회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빼미족이 늘어나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들어 백화점·할인점·패션 쇼핑몰 등 대형 유통업체가 멀티플렉스 극장·액세서리점·서적코너·팬시용품점·전자오락실 등 다양한 문화레저시설을 구비함에 따라 부부가 함께 쇼핑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야간쇼핑이라는 새로운 쇼핑 트렌드를 창출하면서 대한민국을 24시간 논스톱 사회로 만들어가고 있는 올빼미족의 향후 행보가 예의 주목된다.
k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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