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및 LCD업계가 신장비 가격흥정으로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LG필립스LCD의 6세대 LCD라인과 삼성전자의 메모리 12라인 2단계 장비발주가 임박하면서 장비가격을 놓고 소자업체와 장비업체의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
사실 반도체 및 LCD장비 구매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은 소자업체다. 여러곳의 장비업체 중 한 두곳만을 골라 거래할 수 있는 특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자업체의 한판승으로 끝나기 일쑤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1단계에 투입된 똑같은 장비에 대해 10% 이상 가격을 깎으려는 움직임이고, LG필립스LCD 역시 경쟁업체인 일본 샤프보다 낮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장비업체들이 이번에는 수주포기까지 얘기할 만큼 배수진을 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설전이 뜨겁다.
외국계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12라인 1단계나 일본 샤프 등에 투입된 장비 대부분은 처음으로 양산라인에 투입된 것들이라 사후관리에 많은 추가비용을 지불해 손해까지 감수한 상태”라며 “이미 손해를 보고 공급한 장비를 더 깎겠다는 것은 사업을 접으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가뜩이나 지난 2년간 반도체 투자경기 위축으로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외국계 기업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A사의 경우 이미 내부적으로 차세대 LCD장비 일부품목 수주를 포기한 상태며 수지가 맞지 않는다면 다른 장비의 수주포기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소자업체들도 고민이다.
기본적으로 할인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장비구입비가 수조원에 달할 만큼 거금인데다 장비를 얼마나 저렴하게 구입하느냐에 따라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메모리와 LCD분야 투자를 병행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메모리쪽 투자규모가 늘어나면 차세대 LCD 투자가 위축받을 것을 우려, 메모리 장비구매가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주요 장비업체가 수주를 포기할 경우 몇몇 업체에 장비발주량이 몰릴 수 있는 데다 이는 오히려 다자간 경쟁입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격인하 효과를 둔화시킬 수 있어 무조건 가격을 낮출 수만은 없는 처지다.
한 관계자는 “현재 가격흥정의 핵심은 삼성이나 LG의 경우 세계 정상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대한 구매가를 낮출 수밖에 없고, 장비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 타개를 위해 최소한의 수지는 맞춰야한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것”이라며 “결국 실랑이는 주요 장비업체가 최소한의 수지를 맞추는 선에서 봉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서로 배수진을 치고 있는 가격줄다리기는 이달 중 LG필립스LCD의 장비발주를 시작으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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