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 촉발 PC방 교체수요 놓고
여름철 비수기를 맞은 PC업체들이 온라인게임 ‘리니지2’로 촉발된 PC방업계 교체수요를 둘러싸고 뜨거운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PC방 전용 PC 공급계약을 체결한 삼성전자는 지난 24일부터 2.4㎓ 펜티엄4 프로세서, 지포스 FX 5600 그래픽카드를 내장한 이른바 ‘리니지2 PC’(판매가 86만9000원)의 예약접수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측은 사양에 비해 파격적인 저가로 책정된 리니지2 PC에 PC방 업주들의 관심이 높아 예약접수가 끝나는 내달 7일까지 최고 2만대의 PC주문을 확보하고 전국 PC방 업소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PC방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여타 PC업체들은 삼성 리니지2 PC보다 더 값싼 보급형 PC로 맞불을 놓거나 사양이 훨씬 높은 고급 PC로 하이엔드 수요를 노리는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삼성 리니지2 PC보다 체감속도가 30%나 빠른 2.66㎓ 하이퍼스레딩(HT) 기반의 고사양 PC와 80만원 초반 로엔드 PC기종을 PC방 전략상품으로 책정하고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우컴퓨터도 듀얼메모리를 지원하는 2.4∼2.66㎓ 신형 CPU(HT)와 ATI 그래픽카드를 채택한 고사양 PC를 대당 90만원대 초반에 출시해 싸이베리아, 케토 등 주요 PC방 프랜차이즈 공략에 나섰다.
주연테크는 현금사정이 어려운 PC방 업주를 위해 자사 PC 구입시 12∼1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모 캐피털업체와 업무협약을 진행중이다. 또 현대멀티캡은 AMD칩에 ATI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보급형 PC기종을 내세워 PC방협회와 공급협상을 진행중인데 구형 모니터와 PC 본체의 보상판매는 물론 캐피털사와 연계한 금융지원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기업용 PC시장에 주력해 온 한국델컴퓨터도 이번 PC방 교체수요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특유의 전화마케팅과 세계 최저가의 부품공급 능력을 바탕으로 관련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김주영 팀장은 “리니지2의 성공적인 시장진입에 따라 전국 PC방 업소에서 PC교체 6만대, 부품업그레이드 4만∼5만대로 예상된다”면서 “비수기를 맞아 침체된 PC시장에 리니지2가 좋은 보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