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판 등 전자폐기물 처리 업체 부진

 조립기판·불량기판·동스크랩 등 전자폐기물 처리 전문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이 60% 이하를 밑도는 등 처리물량 부족으로 매출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기판 제조업체에서 배출되는 불량기판·동스크랩 등 전자폐기물의 물량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비자에게서 배출된 폐전자제품이 회수돼 재활용업체로 이송되는 회수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

 리싸이텍코리아 이정주 사장은 “생산업체의 폐전자제품 회수율이 극히 저조한 데다 영세한 규모의 회수사업자들이 난립, 이를 수거해버린 탓에 일정 규모의 처리물량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월 처리능력은 1000톤 가량이지만 폐기판 등의 월 평균 처리물량은 50∼60%에 달할 정도로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결국 이 회사는 국내에 폐전자제품이 넘쳐나는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공장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에서 폐기판을 수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사장은 “폐기판을 분쇄한 후 구리·금 등 유가금속은 판매하고 나머지는 건축자재로 사용해야 하는 입장에서 물량 부족으로 수입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은 문제 해결에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코금속도 일본 히노금속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작년초 월 200톤 규모의 폐기판 등 전자폐기물 처리시설을 갖췄지만 공장가동률이 60%에 그치고 있다. 배상진 사장은 “폐전자제품·폐기판 등 물량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사업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작년 7월 중국 정부가 환경보호 차원에서 전자폐기물의 반입을 금지함에 따라 기판 생산업체의 폐기판 대중국 수출길이 막힐 것으로 예측됐으나 여전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도 물량부족 현상에 한 몫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중국의 금수조치를 예상, 전자폐기물 처리업체들이 국내 폐기판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설비투자에 힘을 쏟았다”며 “그런데 폐기판 수거 업체들이 음성적으로 중국에 계속 수출하거나 동남아쪽으로 수출지역을 바꿔 처리물량 확보가 힘들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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