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터널을 지나 창원대로를 10㎞쯤 달리면 오른쪽에 표준임대공장과 물류센터 부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조금 더 진행하다 차룡사거리에서 우회전해 들어가면 왼쪽으로 차룡단지에 들어선 벤처기업들이 보인다. 그 가운데 돋보이는 붉은 건물이 경남지역 유일의 주문형반도체(ASIC) 설계 및 개발기술업체인 모빌일렉트론 공장이다.
모빌일렉트론(대표 심재혁)은 지난 90년 방산용 분배전제품 생산업체로 설립돼 이 지역 반도체 설계 및 개발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집약형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첨단 표면실장(SMT:Surface Mount Technology) 라인을 도입하고 혼성집적회로(HIC:Hybrid Integrated Circuit)사업과 모듈사업을 주력분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양대 사업의 성과를 기반으로 모빌일렉트론은 지난 2000년 종합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ASIC 설계 분야에 진출했다.
“전자분야는 기술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변화에 앞서가는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전자산업의 짧은 수명에 발맞춰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모빌일렉트론의 강점이자 생명력”이라고 심재혁 사장은 설명했다.
실제로 모빌일렉트론은 방산용 분배전제품 생산업체로 출발했지만 지난 2000년까지 10여년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주력사업 분야인 혼성집적회로 생산과 첨단 표면실장시설 도입, 그리고 ASIC 설계 분야로의 진출을 대표적인 변신 사례로 손꼽을 수 있다.
특히 지난 2000년 연구소 체제를 갖춘 종합기술연구소에서는 11명의 반도체 설계연구원이 모듈과 ASIC 설계 및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연구소에서는 연간 10여건의 ASIC 설계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토프루브스테이션 장비를 이용한 반도체 시제품 검사도 직접 수행하고 있다.
김찬 연구소장은 “연구원 전원이 반도체 설계와 프로그래밍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연구소에서 ASIC 회로설계 및 디자인에 초점을 두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빌일렉트론은 또 인쇄회로기판(PCB)에 칩부품을 장착하는 8개의 SMT 생산라인과 HIC 생산용 클린룸 생산라인까지 갖추고 있다.
SMT생산부문은 휴대폰·디지털카메라·DVD 등 전자제품 PCB의 고난도 생산기술을 갖춰 태양유전과 도쿄실리콘 및 소니 등 주요 기업의 제품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또 월 1억5000개, 100종의 HIC도 함께 생산해내고 있다.
모빌일렉트론은 국내 자동차 생산량과 같은 월 30만개의 자동차 연료센서용 HIC 등을 생산하면서 자동차 전장부품부문에서 국내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생산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이종우 전무이사는 “모빌일렉트론은 첨단 생산설비와 기술력으로 안정된 품질수준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HIC 공정기술과 SMT 생산기술력을 인정받음으로써 탄탄한 시장기반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심재혁 사장
“전자산업의 경우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모빌일렉트론은 주문형반도체 설계분야에 진출한데 이어 디지털 홈시대에 대비하여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주문형반도체 설계분야에 진출한 모빌일렉트론의 심재혁 사장(47)은 “개발제품의 신뢰와 우수한 인력이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하며 “5년 후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빌일렉트론은 2000년 사내 종합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우수한 반도체 설계인력을 확보해 주문형반도체 설계분야에 진출했으며, 지난 한해동안 매출의 10%가 넘는 1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등 2년간 3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핵심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특히 심 사장은 “비메모리 분야에서 국내 기술이 크게 취약한 실정”이라며 “주문형반도체 설계분야에서 핵심기술을 축적하여 국내 반도체기술 향상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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