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클러스터 사업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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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부설연구소를 기술분야별로 그룹화해 공통핵심기술을 도출하고, 공동연구문화를 정착시켜 세계일류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기업연구클러스터(R&D클러스터) 프로젝트’가 예산이 없어 자칫 ‘절름발이사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과기부는 당초 기업 부설연구소 1만개 시대를 맞아 오는 2005년까지 100여개의 ‘R&D클러스터’를 지정, 지원함으로써 클러스터당 1개씩 100여개의 세계일류 핵심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었다.

 과기부는 이에 따라 내년부터 클러스터별로 본격적인 공동연구과제를 수행한다는 방침 아래 총 60억원의 신규 예산을 신청했지만 최근 기획예산처 1차 예산 심의에서 탈락했다. 만약 예산 확보에 실패한다면 당장 내년도 프로젝트부터 차질이 불가피하다.

 현재로서는 R&D클러스터 예산 확보가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이 프로젝트가 과기부의 ‘신규 과제’로 예산처 심의 과정에서 21세기 프런티어사업, 특정연구개발사업 등 다른 대형 계속과제의 그늘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예산처 측은 “산자부 광역클러스터와의 중복성 문제가 있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현재 R&D클러스터 활동비로는 과학기술진흥기금을 이용하고 있는데 공동연구비는 일반 예산을 신청하느냐”면서 예산의 이원화까지 문제삼고 있는 상황이다.

 과기부는 그러나 기업 부설연구소를 기술분야별로 그룹화한 R&D클러스터가 세계적인 기술개발 트렌드로서 국가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명분을 강조하고 있다. 1차 예산심의 탈락 이후 즉각적으로 탈락과제에 대한 재심의를 필요로 하는 ‘문제사업’으로 지정, 다시 예산을 신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기부의 관계자는 “산자부의 클러스터사업은 지역 기반인 반면 R&D클러스터는 제품 또는 기술 기반이란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프로젝트”라며 “이 프로젝트는 특히 예산 규모가 작으면서도 향후 기술혁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어서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예산 확보가 어려워지자 이미 19개 클러스터에 참여한 기업 연구소 관계자들은 예산처의 이해 부족과 시각 차이로 반쪽짜리 프로젝트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 연구소의 관계자는 “R&D클러스터의 존재 이유가 참여기업의 역량을 모아 일류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어서 만약 예산지원이 안된다면 단순한 ‘친목모임’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R&D클러스터 프로젝트는 특정기술분야의 산·학·연을 연계한 클러스터를 축으로 관리기관인 산업기술진흥협회와 기술전문가·운영위원회 등으로 구성되며 지난해 3억원, 올해 5억원의 활동비를 확보해 현재까지 계측기·공기청정·2차전지·연료전지·소형모터·필름콘덴서 등 19개가 선정됐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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