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관리감독기관인 연구회의 통폐합을 골자로 하는 관련법(정출연법) 개정 추진에 이어 주무부처인 국무조정실이 출연연의 기능과 조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하자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되는 출연연 기능 조정 및 조직 개편을 앞두고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측은 일단 한국개발연구원(KDI)·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서울대 행정대학원·삼성경제연구원 등에 4억여원의 용역을 의뢰해 연구회와 출연연의 현황·문제점·대안 등에 대해 제로베이스에서 점검, 연말까지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쯤되자 출연연들은 향후 조직 통폐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자체적으로 과제 중복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각각 기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등 대응 논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정통부가 추진 중인 9대 신성장동력 개발전략 마련을 위해 TFT를 가동하는 등 연구조직 전체의 틀을 제로베이스에서 진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부·팀장급 50여명으로 구성된 ‘Up-ETRI팀’을 발족하고 이들을 조직운영·연구기획·인사조직문화·IT시스템 등 4개 팀으로 나눠 최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표준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국가표준기관이란 차별성을 강조하는 한편 기능 재정립 차원에서 지난 98년 마련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재정비하기 위해 외부에 경영진단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기계연구원은 조직 통폐합 바람이 불 경우 비전 제시가 중요하다고 보고 중장기 발전계획과 기본사업 3개년 계획을 근간으로 한 역할 정비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창원 재료기술연구소를 통해 다른 연구기관의 현황 조사에 나서는 등 과제 중복성 여부를 정밀검토 중이다.
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역시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 정보제공자(IP)로 새롭게 자리매김한다는 전략 아래 분산된 리소스를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15일 국회에서 연구정보 유통체계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기계 분야의 중복 지적을 받은 항공우주연구원도 “항공우주 분야를 단순히 기계 쪽으로 분류하는 것은 ‘인문계’적인 발상”이라며 본격적인 정책연구에 돌입했다.
이밖에 생명연도 오창산업단지 분원과의 기능 정립작업과 전반적인 경영진단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국무조정실 연구지원심의관실 김병열 과장은 “이번 작업은 출연연 기능 재정립, 출연연 체제 개선, 연구생산성 제고 등 소프트웨어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출연연들이 외부로부터 비난받지 않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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