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한정판 마케팅, 산업발전에 도움 안돼

　DVD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한정판 마케팅’이 결국 DVD 산업발전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정판 마케팅이란 일정 수량에 한해 특별 케이스나 경품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기법으로 지금은 DVD 업계 전체에 보편화돼 있다. 지난 연말만 하더라도 ‘더 이상 출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판촉의 일환으로 사용되고 있다. 감독이나 연예인 사인을 추가하거나 필름케이스를 ‘2000장 한정’으로 내걸어 소장욕구를 부추기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같은 DVD업체들의 마케팅전략을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일명 ‘사재기족’ 등장이 그것. 대량으로 DVD 한정판을 구매한 다음 2∼4배 가량 웃돈(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것으로 개인은 물론이고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집단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DVD 커뮤니티 사이트인 DVD프라임(http://www.dvdprime.com)의 경우 한정판 판매와 관련한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감독사인이 들어 있는 ‘파이란’과 ‘색즉시공’ 판매가가 각각 6만원과 8만원인 것을 비롯해 ‘클래식’과 ‘로마의 휴일’ 2장에 7만원을 요구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따라 한정판 마케팅이 지나친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궁극적으로는 DVD 시장에도 암초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한정판이 활발해지면서 일반판은 매기가 떨어지는 제살깎아먹기식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워너홈비디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이 소비심리가 죽고 신규 수요층을 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정판 마케팅이 고정 마니아를 공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다”며 “하지만 일반판으로 매기가 연결되지 않아 기형적인 현상이 벌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업계 모두가 한정판 마케팅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