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카이라이프의 직경 45㎝ 안테나보호에 관한 합의를 주변국으로부터 얻어냄으로써 국내 위성방송 출범 초기부터 지적돼온 안테나 크기에 따른 피해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정통부는 최근 폐막된 세계전파통신회의(WRC)에서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의 인접 국가와의 전파혼선 문제에 대비한 보호 의제를 신청, 합의를 얻어냈다. 그러나 이번에 정통부가 방송용 중계기 주파수와 관련해 신청한 보호 의제는 부결돼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통부, 45㎝ 안테나 보호 의제 합의=현재 스카이라이프는 KT 무궁화위성 3호기의 통신용 중계기 4기, 방송용 중계기 6기를 임대해 서비스를 실시중이다. 스카이라이프 개국 이전부터 논란으로 부각된 문제는 스카이라이프가 정통부·KT 등이 권고한 60㎝ 안테나 대신 직경 45㎝ 안테나를 채택했다는 것. 이에 따라 정통부는 이번 WRC에서 스카이라이프가 현재 보급중인 직경 45㎝ 안테나를 계속 사용하더라도 주변국 통신중계기 주파수와 혼선을 빚지 않도록 보호한다는 의제를 신청, 합의를 얻어냈다. 향후 주변국 통신용중계기가 증가하더라도 국가간 출력 조정 작업 등을 거쳐 45㎝ 안테나 사용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방송용 중계기 안테나 보호 의제 부결=반면 정통부는 이번 회의에서 스카이라이프가 사용중인 방송용 중계기에 대한 지상안테나 보호 의제도 신청했으나 부결됐다. 현재 ITU에서는 방송용 중계기에 대해서는 60㎝ 안테나를 사용하도록 강제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인접국의 방송용 중계기 증가에 따른 주파수 혼선 문제가 발생하면 45㎝ 안테나를 사용중인 스카이라이프는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현재로서는 없다. 장기적으로 스카이라이프가 방송용 중계기 대역을 통해 내보내고 있는 스포츠 채널 등의 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장기적 대책 수립 필요=위성 기술 관계자들은 현재 아시아권에서 방송용 중계기를 통해 방송서비스를 실시중인 국가가 한국·일본 등 2개국뿐이어서 당장의 피해는 없더라도 최소한의 대비책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래온라인 기술팀 관계자는 “안테나가 커질수록 신호를 정확히 받을 수 있는 것은 명백하지만 소비자나 사업자는 접시 크기가 작은 것을 선호한다는 점이 딜레마”라며 “45㎝ 안테나를 고수하고 있는 상태에서 향후 방송용 중계기가 늘어날 경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최소 5년 이후의 일”이라며 “안테나 수명과 접시 원가 등을 고려할 때 최악의 경우 안테나 교체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했던 정통부 주파수과 관계자는 “방송용 중계기에 대한 의제가 부결돼 아쉽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2015년께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지만 향후 장기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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