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사스 이후 중국 진출

◆김용환 한국기술벤처재단 사무총장 rubos@kist.re.kr

 

 중국 경제는 고도성장 지속으로 이미 아·태지역의 경제성장 엔진으로 부상했고, 동아시아 국가들의 대 중국 경제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중국은 전자 및 정보통신산업을 기반으로 한 세계공장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21세기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급속히 성장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잠재력을 과연 어떻게 평가하고, 활용해야 하는가?

 중국 과학원이 발표한 ‘2003년 중국 지속발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속발전을 위한 세계 13개국의 종합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중국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7위로 나타났다. 현재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상품개수 측면에서 보면 미국 954개, 중국 753개, 독일 739개, 일본 318개, 한국 69개 품목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최근 경제대국으로 급속히 변모함과 동시에 지난해부터 미국시장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또한 한·중·일이 중심이 된 동북아 경제권이 세계 3대 시장권으로 발전함에 따라 중국시장의 잠재력은 한국기업의 도전이자 희망으로 간주되고 있다. 많은 국내 기업과 기관들도 중국 진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시장진출 모델과 수익구조를 창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올 초 출범한 참여정부가 표방하는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로 거듭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국시장 진출시 다음과 같은 점에서 구체적인 활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첫째, 세계 유수 기업들의 중국 진출 성공전략에서 보듯이, 중국은 대국이며 다양한 시장수요를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전면적으로 공략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특정지역과 특정시장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기업이나 기관은 중국 수출입시장에서 수입의존가 높고, 수입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분야를 선정해야 한다. 또 특정지역과 특정 소비계층의 시장에 집중해 진출하는 등 그 대상을 구체화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둘째, 중국의 소득향상, 산업구조 변화 및 외국인 투자의 증가에 따라 탄력적인 시장조사 및 현황 분석을 토대로 외국의 경쟁회사 및 관련 외국 투자회사를 기업별로 조사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진출기업의 제품이나 기술적 차이점을 비교분석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차별화된 전략적 제품과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셋째,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사례 분석, 그리고 수출규모 및 수출품목별 시장분석이 필요하다. 대 중국 수출규모와 품목별 특성, 가격경쟁력 및 수익구조 등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관련 중국기업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인지 혹은 제품경쟁력 및 기술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분석해야 한다. 특히 중국시장은 빠르게 변모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제품·기술의 라이프사이클을 면밀히 검토해야만 제품의 잠재적 고객과 주요 협력기관들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구축될 수 있다. 또한 그렇게 해야만 차별화된 서비스 등으로 브랜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넷째, 중국 진출을 위한 협력지원체계와 각종 제도의 활용이다. 비전문가적 접근으로 발생하는 기업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전문기관이나 정부가 설립한 현지 지원거점을 활용하는 방안이 합리적일 것이다. 특히 복잡한 중국의 경제관행과 각종 금융·회계제도 및 기술이전 법령을 감안해, 중국 진출 경험이 없는 중소벤처기업인 경우 이같은 전략을 통해 비용 최소화와 진출 실패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술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보호가 중국시장에서는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않된다.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단기간 안에 개선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시장환경은 한국기업이 중국 진출시 갖게 되는 기회요소이자 실패요소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 진출 현지기업들의 각종 제도의 빈번한 변화, 기업운영에 따른 자금 및 회계관행의 어려움, 지적재산권의 보호 미비와 자유시장 경쟁·평가에 의한 제품 및 기술거래 활성화의 어려움 등을 감안한 세밀한 중국 진출 준비와 활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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