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삼영전자·모아텍 등 주요 부품 업체들이 중국 부품 업체의 기술 향상으로 더이상 저부가 제품에서는 기술 및 가격 측면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 고부가 제품군으로 속속 전환하거나 현지 영업능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코칩은 지난 7일 중국 톈진의 전기이중층콘덴서(EDLC) 생산공장을 ‘미전자공업구’ 단지로 확장·이전하고 사업재편에 착수했다. 손진형 사장은 “현재 본사에서 생산중인 코인타입 EDLC 생산설비 일부를 중국으로 이전하고 소형 전지 생산라인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 톈진 법인을 생산뿐만 아니라 판매에 있어서 중국내 전진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말 삼성전기 EDLC사업을 인수한 이 회사는 그간 박스(몰드) 타입(0.022F, 0.047F, 0.1F 등 3종)의 EDLC만을 월 200만개 가량 생산해 왔으나 이번 생산기지 확장으로 월 생산량이 약 50% 늘어난 300만개 수준으로 늘어나게 됐다.
중국에 진출한 지 8년 차인 스테핑 모터업체 모아텍(대표 임종관)은 올들어 동관법인의 생산 능력과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 현지에서 우수 기술 인력을 조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품목도 당초 FDD용 스테핑모터에서 최근에는 광기록장치(ODD)용 스테핑모터까지 고부가 제품으로 주력 제품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92년(동관)·94(톈진)에 진출한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기존 노동 집약적 제품 내지는 유지 제품 위주로 운영하던 현지 운영 전략에서 탈피, 올들어 1위 제품(MLCC)은 물론 차세대제품(LD)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생산설비를 중국 현지로 이전, 현지 기지를 특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5년 중국 옌타이에 진출한 에스아이테크(대표 구기훈)도 중국에서 생산한 브라운관용 FBT 에너드캡 어셈블리·DY용 PCB어셈블리 등을 한국 업체에 판매해왔으나 하반기부터는 중국 현지에서 원자재를 자체 조달하고 판매도 직접하는 등 현지 법인의 독자경영 능력을 대폭 강화, 현지 토종업체와의 경쟁에 본격 뛰어들 계획이다.
삼영전자(대표 변동준)는 지난 94년 세운 중국청도삼영전자유한공사에 범용 알루미늄전해콘덴서 설계 기술을 이전하는 등 독자개발 능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또 중국에 진출한 삼성 등은 세트 업체가 아닌 중국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 코트라무역관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과의 시장충돌을 방지할 목적으로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을 첨단기술 도입쪽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첨단 제품으로 현지 기지를 운영하는 등 새로운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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