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업체들, 웨이퍼 공급가 인상 동참할까?

 SMIC가 웨이퍼 공급단가를 또 한번 상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반도체 업계의 관심은 TSMC·UMC·동부아남반도체·하이닉스반도체 등 선발업체들이 가격인상에 동참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TSMC와 UMC는 지난 2년간 가동률 급락과 후발 경쟁업체들의 진입에 웨이퍼 공급가를 연이어 인하해왔으나 최근 0.18미크론(㎛)급 공정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가격인하를 자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동부아남반도체도 주요 고객인 TI와 도시바 이외에도 국내외 반도체 설계업체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가동률이 100%대를 육박하고 있고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고전압 반도체 등 특수 공정에서는 생산라인이 풀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주력 생산공정인 0.18㎛급 공정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계적인 웨이퍼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후발 파운드리 전문업체인 SMIC가 이달중 또다시 0.18㎛과 0.20㎛급 비메모리 로직 공정에 대해 15∼20%의 가격인상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SMIC는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지난달 0.20㎛ 공정의 SD램 및 S램 공급가격을 웨이퍼당 500달러에서 600∼700달러로 올렸다.

 그러나 메이저들은 일부 공정에서 공급부족 현상이 벌어진다고 쉽게 가격을 인상했을 경우 고정거래 고객이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TSMC 디자인하우스인 상화마이크로텍 관계자는 “0.18㎛ 공정에서 생산능력이 달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부터는 0.13㎛급 공정이 주력으로 옮겨가고 후발 경쟁업체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쉽게 가격을 인상했다가는 고객을 뺏기기 십상”이라고 일축했다.

 동부아남반도체 관계자도 “고정고객에 대한 웨이퍼 공급가가 연간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그때그때 조정하기 때문에 갑자기 올리기는 사실상 어렵다”면서 “지속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운드리업체들의 주요 고객인 팹리스 업체들은 SMIC가 잇따라 가격인상을 시도하는 것은 TSMC·UMC·동부아남반도체 등 선두업체들의 0.18∼0.25㎛급 생산라인이 차면서 팹(fab)을 확보하지 못한 고객이 넘어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만큼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되면 메이저들도 가격인상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도체설계업체 한 사장은 “2000년 전세계적으로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중소 업체들은 팹을 확보하지 못해 개발한 제품을 제 때 시장에 내놓지도 못하는 위기에 처했었다”면서 “문제는 이같은 공급부족 상황이 얼마나 길어지느냐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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