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하나로통신에 이어 두루넷 인수의사를 밝히면서 법정관리중인 두루넷의 인수가 통신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LG 이외에 KT·하나로통신 등은 물론 두루넷의 전용회선망 부문을 그룹계열인 SK글로벌을 통해 인수한 SK텔레콤도 이를 눈여겨 보고 있어 업체간 인수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두루넷 경영진은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기업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을 앞두고 최근 이들 3개 회사 실무자 및 경영진과 연쇄 접촉을 진행하며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두루넷은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입찰의향서 제출 마감 시한이 지나더라도 10월로예정된 최종 인수자 선정 직전까지 이같은 작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LG그룹 의향 내비쳐=정홍식 LG 통신사업 총괄사장은 최근 하나로통신 유상증자건과 연계, 두루넷의 인수의사를 밝혔다. 정 사장은 “하나로통신의 재무구조 개선과 외자유치를 이끌어낸 뒤 두루넷을 인수해 하나로통신에 경영을 맡길 생각”이라며 “개인가입자 대상의 초고속인터넷 사업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하나로통신이 해당 사업부문의 주도권을 갖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그러나 두루넷 인수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 “법정관리인이 제시하는 가격이 결정된 뒤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위 눈치보는 KT=KT는 두루넷 인수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은 꺼리고 있는 눈치다.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절반 가량, 시내전화 시장의 95% 이상을 확보한 유선시장의 절대강자인 KT는 추가 가입자를 확보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두루넷 인수에나서 ‘독과점’ 시비에 휘말릴 경우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했듯이 정부가 조건부로 인수를 허용할 경우 확실한 수익 안전판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에 나설 것임을 은연중 내비치고 있다. 정통부 일각에서도 재무구조가 튼튼한 KT가 두루넷을 인수하는쪽이 여러모로 ‘안전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 향배 ‘관심’=SK텔레콤의 의중도 관심거리다. 현재 SK글로벌이 두루넷 전용선을 인수해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두루넷 가입자를 인수할 경우 일부 파워콤망을 임대해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 뿐더러 유무선과 TV를 묶은 결합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배적사업자란 족쇄가 있기는 하다. 무엇보다 하나로통신과 LG그룹이 뭉쳐 통신2강을 지향할 경우를 대비한 포석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다른 진영에 비해 적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나로통신 가장 적극적=하나로통신의 경우 현재 투자의사를 밝힌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이 하나로통신의 대주주가 되면 두루넷 인수, 국내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시장에서 KT와 맞설 수 있는 대형 업체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3일 열리는 하나로통신 이사회가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의 외자유치 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하나로통신은 새로운 최대 주주의 방침에 따라 두루넷 인수에 즉각 나서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LG측의 요구대로 유상증자안이 받아들여지면 두루넷인수는 사실상 물건너가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두루넷의 향배는 하나로통신의 인수여부와 함께 향후 통신업계 판도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가능성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3일 열리는 하나로통신 이사회의 의결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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