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 전자정부연구센터 교수 황보 열(ceo@ns.asiansign.com)
7월 1일 부터 유럽연합(EU)이 전자상거래 부가가치세 과세를 실시키로 함에 따라 온라인게임 업체 등 디지털콘텐츠를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기업도 EU에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즉 2003년 7월1일부터 유럽의 소비자에게 인터넷으로 디지털콘텐츠를 파는 세계 모든 기업은 EU국가중 한 나라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EU에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자상거래 조세분야는 정부의 권한이 미치지 않은 사각지대였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국민이 전자상거래로 미국의 쇼핑몰을 이용할 때 신용카드에 대한 소득세 공제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미국에 물건값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세청이 받아야할 부가가치세까지 미국에 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 향후 조세유출이 심각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전자상거래 조세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연합은 다른 입장차이를 보이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유럽연합은 전자상거래 조세 관련법을 개정해 시행하게 됐다. OECD에서 합의된 국제전자상거래 부가가치세 과세 방법은 기업간(B2B) 전자상거래에서는 공급자가 납부하는 방식에서 구매자가 납부하는 자기신고납부(Self-Assessment)방식이 적용되고 기업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에서는 비거주자등록(Registration of Non-Residence)방식이 적용된다.
EU는 OECD의 전자상거래 과세방식을 가장 먼저 법제화했을 뿐 아니라 부가가치세등록시스템(VIES) 인프라를 구축하였으며 EU역내의 6개국에서 공동으로 프로토타입 기술개발을 완료한 상황이다. 이제 전자상거래 조세법이 시행되면 EU국가의 소비자에게 인터넷으로 게임이나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콘텐츠를 파는 한국 기업도 부가세 부과대상이 되어 EU국가에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EU는 기업 경쟁력 확보와 조세수익 확보를 위한 보이지 않은 인터넷전쟁을 치뤘으며 OECD와 공동으로 전자상거래 조세에 관한 국제규범을 마련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실제로 EU는 전자상거래 소비세를 부과함으로써 EU는 조세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세금으로 미국 등 다른 국가 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로 몰린 유럽 정보통신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EU국가 한 곳에 부가세 사업자로 등록하면 다른 회원국에 자동 등록되도록 한 ‘부가세 자동등록시스템(VIES)’구축까지 마쳤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조세관계법 개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한국 국세청이 받아야 할 부가가치세의 상당부분이 유출될 뿐만 아니라 국내 디지털콘텐츠 기업의 국제 경쟁력도 약화될 것이 불 보듯이 뻔한 일이다. 더욱이 인터넷이 만들어 낸 사이버공간의 주권인 조세관할권을 잃어버릴 우려마저 있다.
참여 정부는 우리나라가 동북아 경제의 허브로 부상하고자 하는 정책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지역에서 전자상거래와 전자무역 중심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제전자상거래 조세시스템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아시아 디지털 전자상거래의 허브로 부상하기 위해 국제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하는 국가간 조세를 처리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구(Trusted Third Party: TTP)를 설치·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더욱이 전자상거래 조세시스템은 인증기관(Certificate Authority), 웹서비스, 디지털콘텐츠, 전자결제시스템, 정보 보호 등 산업 영역 전반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 EU에 비해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나라도 전자상거래시대에 맞도록 세제와 세정의 개선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또 우리나라가 아시아국가를 대상으로 전자상거래 조세시스템을 시험할 수 있는 핵심적인 주체가 될 수 있도록 APEC 등 국제기구를 통해 이 문제를 공식 제안해야 할 시점이다. 아울러 OECD 표준안을 반영한 전자상거래 조세시스템에 대한 기술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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