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돈으로 50만원(400달러)대 전후로 가격이 매겨진 초저가 개인용 컴퓨터(PC)가 미국 유명 컴퓨터업체에서 생산돼 시장에서 쏟아지고 있다.
C넷 등 외신에 따르면 휴렛패커드(HP)·IBM·델컴퓨터 등 세계적 PC업체는 경기침체로 PC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의 타개 차원에서 400달러 미만의 일반 소비자용 저가 PC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확대에 발벗고 나섰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들 메이저PC업체간 가격경쟁이 격심해지면서 조만간 ‘전쟁’ 수준에 이르는 저가경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델에 가격 압박공세=HP는 지난해 4분기 세계 PC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했다가 올 1분기에 델에 뒤진 데 대한 공세에 나섰다. HP는 지난주부터 349달러짜리 소비자용 데스크톱PC를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면서 델에 대한 가격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저가 PC는 델을 추격하는 데 있어 시작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HP의 저가 PC들이 잇따라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새로 선보인 ‘파빌리온 a210e’ PC는 주요 부품(컨피그레이션)으로 1.67㎓ AMD 애슬론XP2000+ 프로세서에 128MB 램, 40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 CD롬, 모뎀, 키보드, 마우스 등을 지니고 있다.
HP가 올초 내놓은 319달러짜리 ‘컴팩 프리자리오 S3000V’ 데스크톱에는 50달러 상당의 보상금이 포함돼 있어 실제 가격으로는 ‘파빌리온 a210e’가 가장 낮다. HP의 이번 ‘저가 PC 공세’는 HP가 전통적 강세 분야인 소매시장에서 최근 저가 PC의 대명사인 e머신즈의 시장점유율을 높아가고 있는 데 따른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중소기업시장에서 경쟁=델은 HP와 세계 PC시장 정상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가운데 399달러짜리 ‘디멘션 2350’ PC를 판매하고 있다고 자사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2.2㎓ 인텔 셀러론 프로세서에128MB 램, 30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 CD롬 등을 지원하고 있는 이 PC는 주로 중소기업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HP의 ‘파빌리온 a210e’와 마케팅 대상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HP와 델의 가격경쟁에 대해 시장조사기관 ARS의 데스크톱 애널리스트인 토니 두보이스는 “HP가 델에 대해 가격공세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어 양사간 시장점유율 경쟁이 앞으로 더 뜨거워질 전망”이라고 밝히며 “아직 양사간 경쟁이 가격전쟁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이에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머신즈의 한 관계자는 “HP의 이번 가격공세는 우리가 399달러에 판매하고 있는 ‘T2040’을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우리도 뒤질 수 없다=IBM도 지난주 중소기업을 겨냥한 500달러 미만 저가 PC ‘싱크센터 A30’ 시리즈를 선보이며 중소기업시장에서 HP와 델을 추격하기 위한 속도를 높였다. 지원 부품에 따라 다르지만 최하가가 469달러인 이 PC는 2㎓ 인텔 셀러론 프로세서, 128MB 램, 40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용 시장에서 HP는 ‘컴팩 비즈니스 데스크톱 d330’이라는 제품을 최하 44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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