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비수기를 맞아 PC업체들이 다이어트 감량경영을 위해 허리띠를 동여매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현주컴퓨터 등 대형 PC업체들의 내수판매는 전년동기대비 10∼35% 감소해 본격적인 여름철 비수기를 앞두고 PC경기의 하향곡선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PC업체들은 어느 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여름을 넘기려면 경비절감이 지상과제라고 보고 사옥이전과 인원감축, 아웃소싱 확대 등 필사적인 살빼기 작업에 들어갔다.
삼보컴퓨터는 오는 27일 서울 사무소를 안산 본사로 이전해 사무실 경비를 대폭 줄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서울 역삼동 ‘나래빌딩’ 6개층에서 근무하는 직원 190여명을 PC생산라인이 있는 안산시 신길동 본사로 옮기고 기존 역삼동 사무소는 수도권 영업조직과 CEO가 상주할 1, 2개층만 남겨둘 예정이다.
지난해 4월 여의도 지상 25층짜리 사옥을 매각하고 나래빌딩으로 옮겨온 삼보컴퓨터는 이번 사옥이전이 생산현장 중심의 경영체제구축과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원공장에서 생산해온 고급 데스크톱 PC 2개 기종(MA25·MV25)을 지난달 26일 경기도 오산의 엘피스에 위탁시켜 아웃소싱을 통한 경비절감에 나섰다. 지난 연말 보급형 PC기종의 외주생산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현재 전체 PC생산량의 절반을 아웃소싱하는 체제로 전환해 PC제조 부문에서 중소업체와 가격경쟁력 차이를 줄여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재고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일부 저가형 데스크톱, 노트북 모델에 가격파괴를 의미하는 크러시란 신규브랜드를 붙이고 파격적인 저가공세를 펼쳐 주변 PC업계를 경악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현주컴퓨터는 지난달 간부급 직원을 중심으로 50여명을 감원하고 사무공간을 줄이는 등 지속적인 감량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대비해 직원수를 270여명으로 줄인데 이어 외부에 소재한 PC서비스센터를 구로동 7층 사옥 내부로 옮기고 남아도는 사무공간 1개층을 외부에 임대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다.
용산상가의 한 PC판매상은 “해마다 수은주가 올라가면 PC판매가 하향곡선을 그리지만 올해는 수요침체가 너무 심하다”며 “이번 여름은 PC업계에 매우 잔인한 계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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