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위칭데이 이후 조정에 대비하라.’
주식시장의 가장 큰 이슈였던 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일인 트리플위칭데이가 12일 별탈없이 지나갔다.
만기일 하루 전까지 사상 최대치 수준에 육박하는 1조3097억원의 주식매수차익거래 잔고로 대규모 물량 청산에 대한 부담감은 매우 컸다. 하지만 청산 물량이 크지 않았던 데다 외국인이 거래소시장에서 11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유지하며 12일 약 700억원을 순매수해 ‘세마녀’의 심술을 잠재웠다.
만기일은 무사히 넘겼지만 이후에 나타날 조정장세는 피하기 힘들다는 게 시황 관련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한풀 꺾인다면 롤오버(차기월로 이월)된 물량이 언제든지 쏟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와 이를 결정할 주요인인 미국 기업들의 사전 실적 발표 결과에 모아지고 있다.
◇수급 안정세 이어질 듯=최근 주식시장 자금 수급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외국인이다. 연속 순매수가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외국인들은 거래소 시장에서 약 1조50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이고 있다. 지속적인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개인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도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단 외국인들의 매수기조는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반가운 일이지만 연속성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규모면에서는 현재와 같은 대규모 매수세가 지속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하고 한국 관련 펀드로의 자금유입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등 아직 ‘바이 코리아’로 보기에는 이르기 때문이다.
◇미국 사전 실적 발표 기간 주목=증시상승을 이끈 외국인 매수세를 유도한 미국 증시 상승세가 고비를 만났다. 미국 시장이 ‘사전 실적 발표 시즌’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도체주 등 주요 IT기업의 실적전망 하향과 향후 실적경고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감이 높다.
이미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이익증가율 전망치가 전분기에 비해 낮아진 상태에서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시장의 예상치 범주에서 실적이 나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미 증시도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실적경고들이 나오고 있고 미국 주요 증시가 이미 급등한 상태여서 단기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 경우 국내 증시도 한차례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저가 매수 기회를 노려라=국내 증시가 고점을 경신하는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미국 기업 실적 경고 등 돌발변수의 영향력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추격 매수보다는 저가 매수하는 탄력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국 증시 조정으로 인한 외국인 매수 강도 약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이로 인한 국내 증시 조정까지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추세가 꺾인다기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봉원길 연구원은 “이달말 미국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이를 전후로 한 외국인들의 투자패턴 변화 가능성 등 변수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장이 급락할 만한 요인은 없는 상태여서 변수에 반응하는 지수추이를 살피며 저가 매수하는 전략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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