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컨설턴트 윤재석 회장 adyoon98@unitel.co.kr
21세기 자동차산업의 대변혁(paradigm shift)은 ‘글로벌화’ ‘디지털화’ ‘기술의 혁신’에 요인을 둘 수 있다. 특히 IT혁명의 임팩트는 자동차 그 자체의 기능 향상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의 개발, 부품 조립, 판매 등 산업의 다양한 활동에 침투해 밸류체인을 변화시키고 있다.
자동차기술 진화의 방향은 전자화가 그 핵심으로 이미 많은 전자기술이 채용되고 있다. 각종 센서가 부착돼 자동화가 진화함과 동시에 액티브 서스펜션, 시프트 바이 와이어, 액티브 크루징 컨트롤, 전자밸브 제어, 스티어 바이 와이어 등 새로운 전자제어기술 채용이 발달하면서 기존 기계식·유압식 시스템을 대체해간다. 현재 구매부품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일렉트로닉스부품이 2010년께는 35∼40%로 그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전자화의 진전은 자동차 아키텍처의 성숙을 촉진한다. 자동차 생산부품 조달시스템의 혁신으로 여겨지는 모듈화나 시스템화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진전돼 아키텍처가 정리되고 있지만 아직 상호 겹치는 부분도 많다.
자동차 기능의 진화는 이제 기계기술의 진화에 멈추지 않고 자동차를 기계공학의 집대성에서 기계공학·전자공학·재료공학·정보공학·통신공학 등 광범위한 공학분야의 집대성으로 변해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부품은 ‘from mechanical to electrical to electronics’ 추세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는 기술력의 강화가 매우 필요한데 기존 메커니컬한 부품업체 및 전기·전자업체 등과 공동개발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기존 부품업체 단독이나 기술담당 체제에 머무는 발상으로는 곤란하다. 개발부품 기술전략이 바로 서야 글로벌시대에 새로운 추가적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비전이 수립될 수 있다.
국내 자동차기술의 연구개발에 대해 한번 반성해보자. 우리는 ‘새로운 성능이나 사양을 충족시키는 제품이나 부품을 설계하고 도면을 만든다’는 엔지니어링 영역은 어느 수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성능이나 사양을 충족하는 기술을 창출한다’는 진정한 연구개발 영역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영역은 기존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전기·전자업계 등 타업종도 공동으로 참여해 창출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자동차와 부품 분야에서는 다양한 기술의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그 네트워크를 넓게 전개하는 자가 승자가 될 것이다. 그 조건은 다른 사람에게 제공해야 할 기술의 유무다. 기술이 기술을 낳고, 기술이 있는 곳에 기술이 축적되며,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한정될 것이다. 즉 기업의 규모보다 기술개발의 우열이 생존의 핵심이다. 모방과 ‘catch up’이 아닌 다양한 아이디어에서 창출된 기술이 있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관행의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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