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다, 하지만 대량생산 제품에서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하겠다.’
일본 소니가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모토로 ‘감동 가치’를 내세우고 이를 실현할 수단으로 100% 소량 주문·생산하는 ‘맞춤 생산’ 브랜드인 ‘퀄리아(QUALIA)’를 발표했다. 이 브랜드는 지금까지 대량 생산해온 음향·영상(AV)기기에서 갖출 수 없었던 기능이나 디자인을 가진 제품군에 한해 적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10일 새 브랜드인 퀄리아를 발표하고 이 전략에 따라 첫 제품군 4종을 공개했다. 소니는 이날 홈시어터용 프로젝터(영사기), 고음질 CD시스템, 브라운관 컬러TV 모니터, 소형 디지털카메라 등 4개 제품를 내놓고 24일부터 차례대로 주문을 받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소니의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CEO)는 “양이 아닌 질을 추구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일본의 장기 디플레이션이 자리잡고 있다. 신문은 “최근 일본 전자업계는 디플레이션에 의한 제품 가격의 하락으로 수익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소니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양산품에는 없는 매력을 살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를테면 프로젝터의 경우 영화관의 영사기에 사용되는 광원과 똑같은 제품을 채택하는 등 대량생산품에서 볼 수 없던 화질·음질·조작편리성 등을 퀄리아에서 실현시킨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대목은 가격이다. 판매 후 3년간 수리 등 무료서비스를 가격에 포함시키고는 있지만 프로젝터가 240만엔(약 2400만원), 디지털카메라가 38만엔에 이를 정도로 고가다. 소니는 최고의 브랜드파워를 내세워 이른바 ‘소니 마니아’층 공략을 시작으로 새 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일반 전자제품점에서는 판매하지 않으며 주문도 도쿄와 오사카의 퀄리아 전문점, 그리고 전화를 통해서만 받기로 했다. 소니는 순차적으로 13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소니는 “향후 일본 내 전자제품 매출 중 수%를 퀄리아가 점유할 것”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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