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PLD)업체들이 최근 주문형반도체(ASIC)쪽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수천만게이트급 초고집적 FPGA를 개발해 고성능 통신시스템 시장에 공급해온 알테라·자일링스·액텔·래티스반도체 등은 관련시장의 포화로 가전 및 휴대기기 등 저가형 ASIC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수년간 개발해온 나노미터급 초미세 회로공정을 바탕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량 생산체제를 갖춘 만큼 개당 3∼4달러대로 공급가를 낮춰야 하는 가전 및 휴대기기 등 ASIC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PLD업계의 ASIC시장 공략은 수요자인 가전업체들의 호응을 얻고 있어 향후 판도변화까지 몰고올 것으로 예측된다.
FPGA시장 2위 업체인 알테라는 11일 ASIC시장을 겨냥한 초저가형 FPGA 신제품을 내놓는다. 알테라는 기존 저가형 제품인 ‘하드카피’ ‘사이클론’에 이어 세번째 선보일 이번 제품이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혁신하고 다양한 반도체 설계자산(IP)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시장 1위인 자일링스에 대응해 백색가전 등 가격에 민감한 응용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자일링스는 최근 최저가가 3.5달러대인 FPGA ‘스파르탄Ⅲ’를 내놓고 DVD플레이어·PDP·디지털카메라 등 홈네트워킹 분야와 텔레매틱스 등을 공략중이다.
이 회사는 업계 처음으로 90㎚ 제조공정과 300㎜ 웨이퍼를 적용한 만큼 경쟁사 대비 80% 수준으로 공급가격을 낮춰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액텔은 올초 내놓은 플래시메모리 내장형 ‘프로ASIC플러스’에 이어 연말에는 공정을 0.13미크론으로 낮춘 후속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PROM 계열이 아닌 플래시메모리 기반으로 일회성 프로그래머블반도체(OTP)에서 다회성 FPGA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온 이 회사는 플래시메모리 내장형의 장점을 살려 품목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래티스반도체는 CPLD에서 세데스(SERDES) 기반 네트워크용 FPGA로 사업을 확장한 데 이어 ASIC시장을 겨냥한 초저가형 제품개발을 추진중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나노미터급 초미세 회로공정의 도입으로 ASIC 초기개발비(NRE)가 수십억원으로 높아져 관련 시스템업체들이 큰 부담을 느껴왔다”면서 “NRE부담과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업체들의 요구 및 200억달러대에 달하는 ASIC 가용시장(TAM)을 겨냥한 FPGA업체들의 시장공략이 맞아떨어져 빠른 시장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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