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업체들의 ‘크리스털(crystal) 러시’가 시작됐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시장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잇따르면서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LCD 장비 개발을 선언하는가 하면 반도체와 LCD사업을 병행해온 업체들도 올해 LCD 매출비중을 70∼80%로 올려잡는 등 사업의 무게중심이 LCD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반도체 설비투자가 경기악화로 주춤해진 반면 LCD의 경우 세계 선두업체인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가 차세대 기판시장 선점을 놓고 정면 격돌하는 등 설비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과 LG가 차세대 라인에 각각 3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투입키로 한 데 이어 대만 주요 LCD 제조 업체들도 올해 5세대 라인 장비 구입예산으로 2조5000억원을 책정하는 등 향후 2년간 10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LCD시장에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리소그래피(노광) 장비업체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 ASML은 최근 TFT LCD시장이 활기를 띠자 이 분야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한 반도체 전공정 장비 칠러 등을 주로 제작해온 에프에스티(대표 장명식)은 최근 LCD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소모품 ‘LCD용 펠리클’을 국내 최초로 개발, LCD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이외에도 한국디스프레이연구조합 LCD장비분과에 올들어 7개 업체가 새로 가입하는 등 중소업체들의 LCD시장 진출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앞서 주성엔지니어링·케이씨텍·한국디엔에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장비업체로 명성을 쌓아온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사업방향을 급선회, LCD 장비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00년 매출의 70% 이상을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올린 것과 달리 올해는 LCD 분야에서 전체 매출의 70∼8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LCD 분야로 장비업체들이 몰리면서 ‘크리스털 공단’ 조성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LG프랜치클럽 소속 10여개 장비업체는 LG필립스LCD가 차세대 LCD 생산기지로 조성중인 경기도 파주 공단부지에 공동 입주키로 하고 경기도와 협의중이며 삼성전자가 7세대 라인을 구축중인 충남 탕전 인근에 공장 및 영업사무실 개설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AKT코리아 이한수 지사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반도체시장과 달리 LCD시장은 이제 본격 도약기에 접어들어 한국·대만·일본을 중심으로 2010년까지 크고 작은 설비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장비업체들의 이 분야 진출이 갈수록 두드러질 전망”이라면서도 “LCD 장비 개발을 위해서는 많게는 천문학적인 연구개발 비용이 소요되는데나 장비검증을 위한 기간도 1년 이상 걸려 시장규모만 보고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전자 많이 본 뉴스
-
1
'게임체인저가 온다'…삼성전기 유리기판 시생산 임박
-
2
LS-엘앤에프 JV, 새만금 전구체 공장 본격 구축…5월 시운전 돌입
-
3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4
브로드컴 “인텔 칩 설계사업 인수 관심 없어”
-
5
LG전자, 연내 100인치 QNED TV 선보인다
-
6
필에너지 “원통형 배터리 업체에 46파이 와인더 공급”
-
7
램리서치,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 참전…“HBM서 축적한 식각·도금 기술로 차별화”
-
8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9
비에이치, 매출 신기록 행진 이어간다
-
10
정기선·빌 게이츠 손 잡았다…HD현대, 테라파워와 SMR 협력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