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이 경쟁업체인 피플소프트의 적대적 인수에 나섰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 인수가격으로 현금 51억달러를 제안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주당 16달러꼴로 오라클의 엘리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제안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엘리슨은 오라클과 피플소프트가 기업 애플리케이션 1위 업체인 독일의 SAP와 이 시장에서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이 만약 피플소프트를 인수한다면 오라클의 연간 매출은 100억달러에서 12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라클의 계획에 따르면 피플소프트 고객들에 대한 기술지원은 계속되지만 피플소프트 브랜드는 사라지게 된다. 또 8000명에 달하는 피플소프트 직원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라클측은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더라도 피플소프트 고객이 설치했던 소프트웨어를 계속 지원하고 피플소프트 제품의 장점만을 오라클 제품에 부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피플소프트는 경쟁사 JD에드워즈를 주식교환 조건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의 JD에드워즈 인수에 자극받아 피플소프트 현금인수를 제안하게 됐으며 이 제안이 JD에드워즈 합병을 대체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작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를 먼저 인수할 경우 JD에드워즈 매입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슨 CEO는 “피플소프트 주주들에게는 JD에드워즈 인수보다 피플소프트를 인수하겠다는 오라클 제안이 훨씬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오라클은 피플소프트가 JD에드워즈 인수를 통해 추진하려는 것처럼 여러 기술을 뒤죽박죽 섞는 것보다 한 종류의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것이 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오라클은 9일 피플소프트 주식 매입에 공식 돌입해 피플소프트가 JD에드워즈 인수 완료 예정보다 2∼3 개월 전인 다음달 인수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한편 오라클의 매출은 지난 2년 동안 감소했는데 피플소프트를 인수할 경우 매출 증가 등 회사 수익성 개선은 물론 중복업무 제거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했다. 오라클의 제프 헨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라클의 4만여 직원은 피플소프트 인수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시장 조사업체인 사운드뷰테크놀로지의 애널리스트 짐 멘델슨은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적대적 인수 시도는 오라클로선 손해볼 것이 없다”고 해석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들도 오라클이 피플소프트 기업 애플리케이션 기술을 인수하게 되면 최근 몇년 동안 상당수 오라클 제품에서 드러난 오류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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