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강희영 한국디엔에스 과장

 “문제는 해결하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적 한계나 아이디어 고갈에 부딪히면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미국이나 일본 엔지니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결국 누가 더 투지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거죠.”

 반도체 장비업체 한국디엔에스(대표 임종현)의 강희영 과장(36)은 직원들 사이에서 ‘발명왕’으로 통한다. 지난 93년 입사한 이래 무려 12건의 기술 특허를 출원했기 때문이다. 많을 땐 한 해에 3∼4건의 특허를 한꺼번에 출원하기도 했다.

 한국디엔에스가 100% 수입에 의존해오던 반도체 전공정 장비인 스피너를 국산화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강 과장의 기술 개발에 대한 강한 투지 덕분이다.

 강 과장은 요즘 대외적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올해 발명의 날 수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수상은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업체에 기를 펴지 못한 반도체 장비업계에는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오고 있다.

 강 과장의 특허 기술이 도입된 스피너는 현재 720억원의 국내 매출과 1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또한 연간 수입대체 효과도 200억원에 달한다.

 “우리가 개발한 장비가 이미 국내시장의 50% 가량을 점유할 정도입니다. 횡적으로 연결됐던 설비를 종적으로 새로 고안한 아이디어 때문입니다. 설비 공간이 줄어들면서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었고 결국 소자업체들의 주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웨이퍼 자동운반(오토 티칭)을 위한 광센서 기술, 웨이퍼 반전 유닛 등 외산 제품에서 사용되지 않은 아이디어 착안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덕택에 지난 98년에는 장영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반도체 회로선폭이 갈수록 미세해짐에 따라 포토공정장비인 스피너도 더욱 정교해져야 합니다. 이젠 누가 더 최신 공정에 대응하는 스피너 기술을 개발하느냐가 승부수입니다.”

 강 과장은 포부를 묻는 말에 몇 해전 공익광고에서 들은 듯한 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의 말엔 사뭇 진지한 자심감이 배어 있었다.

 “저의 경쟁상대는 일본이나 미국의 엔지니어입니다. 이제 우리 장비업체도 일등할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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