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씨엔아이 최종부도 여파는...반도체 장비시장 구조조정 신호탄

 ‘옥석가리기 신호탄인가.’

 코스닥 등록 기업 다산씨앤아이(대표 남상길)가 지난 3일 최종 부도처리됨에 따라 가뜩이나 경영난에 허덕여온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부도사태 원인과 관련, 무리한 사업확장에 따른 경영 실기 등 다산씨앤아이의 방만한 경영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설비 투자가 상실되면서 불어닥친 불황 여파로 제2, 제3의 다산씨앤아이도 등장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에프에스티 장명식 사장은 “이번 사태는 다산씨앤아이의 내부적인 문제와 경기 침체 등 내외적인 요인이 맞물려 있다”며 “그동안 살얼음판을 걷던 중소업체들이 한둘이 아닌 것을 감안할 때 이번 부도 사태를 계기로 인수합병과 같은 시장재편 논의가 급류를 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같은 움직임은 넥사이언(옛 유일반도체)이 지난달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을 나스닥 상장업체 레멕아시아에 넘기면서 이미 예고됐다.

 장비업체 한 CEO는 “현재 코스닥 등록 기업을 포함해 몇개의 반도체 장비업체에 대한 M&A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실제 최근 모업체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기도 해 인수합병이 단지 소문으로 그치던 예전과 달리 아주 구체화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아펙스·인터스타 등의 CEO가 교체된 데 이어 최근 미래산업·주성엔지니어링 등 중견업체들이 CEO를 교체하거나 영입한 것도 경영난 타개를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M&A와 같은 시장 전체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회사 조직에 대한 ‘거품빼기’도 구체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이씨텍 고석태 사장은 “설비 투자는 줄어드는 반면 장비업체들은 난립하면서 시장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의 기초체력을 강화하자는 이야기는 벌써 2년전부터 제기된 화두”라며 “하지만 M&A가 손쉬운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정작 M&A를 추진하려면 관련 법이 너무 복잡한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아 중도에 좌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종 부도처리된 다산씨앤아이는 최근 장비수주 실적이 급감한데다 지난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진출한 전자출판 등 인터넷사업이 이렇다할 실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올 1분기만 100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4일 등록기업 다산씨앤아이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매매거래정지 시한을 오는 9일까지로 연장키로 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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