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상승기류`

 SK텔레콤이 급작스럽게 불거진 SK글로벌의 존속가능성을 뚫고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SK그룹주 중 지난주말까지 지배구조개선에 따른 긍정적 시각을 받아오던 SK(주)는 하락세로 꺾이고 혼조세에 빠졌던 SK글로벌, SKC 등은 상한가로 급등하는 등 지난주와는 정반대 기류가 형성됐다.

 2일 증시에서 SK텔레콤은 장중반까지 짧은 상승세를 탔지만 후반 내내 하락세를 면치못하다가 장막판 0.53%의 상승세로 급반전, 19만1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하락 원인으로 SK글로벌 청산과 계열분리에 투자했던 일부 단기모멘텀 투자자들의 이탈이 꼽혔지만 결국 SK글로벌에 대한 비정상적 지원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의 ‘판정승’으로 결론지어진 것이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단기 모멘텀 플레이어들에게는 SK글로벌 청산에서 존속으로 이어지는 상황변화가 두려웠겠지만 사실상 SK글로벌 처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든 SK글로벌의 그룹리스크는 해소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풀이했다.

 이날 SK글로벌과 SKC의 주가는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치고 올랐다. 지난주 채권단의 청산형 법정관리 결정이 나온 당일에도 손길승 회장의 회생의지 표명에 일시적 강세를 탔던 SK글로벌이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SKC도 최근 증권사들로부터 SK글로벌에 대한 지원가능성이 거의 없고 양호한 펀더멘털 평가가 잇따르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SK(주)는 오너체제의 극복이라는 긍정성이 한발 접히며 장막판 하락 반전, 시장 전반의 상승률에 비하면 수익률이 크게 뒤처지고 말았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계열분리라는 단기 모멘텀에 투자하는 성향이 SK텔레콤보다 SK(주)에 더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채권단 은행주들의 주가 강세도 돋보였다. 일단 채권은행들이 청산형 법정관리라는 초고강도 압박용 카드로 사실상 SK그룹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는 평가 때문이다. 하나은행이 12% 이상 급등한 것을 비롯해 국민, 기업, 신한지주 등이 모두 4∼5%씩 주가강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SK그룹은 SK(주)의 국내 매출채권 출자전환 규모를 4500억원대에서 8000억원까지 대폭 상향조정한 수정안을 제시했고 주요 채권금융기관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서 막판 타결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SK그룹이 SK(주) 국내 매출채권 출자전환 규모를 대폭 상향조정해 제시한 수정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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