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퀴드메탈 국내에 R&D 광주투자 의미

 광(光)산업의 메카 ‘광주’가 세계적인 신소재 선진도시로 거듭나게 됐다.

아직 투자 양해각서(MOU) 체결 단계이긴 하지만 일단 액체금속(liquidmetal)이라는 최첨단 3세대 신소재 연구개발(R&D)단지가 한국에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 특히 광주시가 리퀴드메탈측에 제공하게 될 연구부지가 5만평에 이르는데다 투자규모가 5억달러나 돼 예정대로 이 단지가 완공되면 광주는 세계 최대의 액체금속 연구 지구로 자리잡게 전망이다.

 ◇투자배경과 전망=한국의 고정밀 생산기술력과 이동전화단말기 등에서의 시장성장성 등이 다각도로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초일류 국가로 평가받고 있는 반도체 생산에서 쌓인 정밀노하우와 인적 자원은 액체금속(리퀴드메탈)이라는 ‘꿈의 신소재 산업’을 반석위로 올려놓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와 함께 액체금속이 향후 이동전화단말기, 가전 등에 폭넓게 수요될 수 있다는 점도 시장근접성을 고려한 R&D시설의 주요 입지조건으로 꼽힌다. 명실상부한 이동전화단말기 세계강국이라는 위상과 향후 시장 성장가능성에 대해 그만큼 한국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뜻도 된다.

 광주시의 R&D단지 유치에는 노무현정부의 신소재 집적단지 건설계획과 지방 첨단산업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정부방침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내 신소재산업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액체금속이라는 전대미문의 신소재가 실용화 단계로 진입하는 업계차원의 경쟁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신소재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신소재분야 첨단기업의 R&D설비가 국내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큰 파장을 지닌 것”이라며 “관련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시장경쟁도 점차 열기를 띠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광주지역도 이번 총 5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혜택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리퀴드메탈이 보유한 원천기술=재미교포 강종호씨 형제가 운영하는 리퀴드메탈이 보유한 기술은 지난해 미국의 경제전문지 인더스트리위크에서 ‘올해의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보유한 원천 기술로는 원자구조의 액체금속도금(liquidmetal alloy) 기술은 △높은 강도 △내구성 △높은 무게 대비 강도 △높은 탄성도 △부식방지 △고유한 음향감 등의 특징을 갖는다.

 이 때문에 현재의 플라스틱을 대체할 유력한 기술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회사측은 티타늄, 금속성 기반의 모든 신기술을 액체금속성의 새로운 기반으로 옮겨놓을 수 있는 유력한 툴(tool)로서 액체금속 기술을 제시하고 있다.

 ◇액체금속이란=천연금속인 지르코늄에 티타늄과 구리, 니켈 등을 섞어 만든 액체금속은 표면이 마치 액체처럼 미끄럽다고 해서 리퀴드 메탈(liquidmetal)로 불린다. 지난 92년 캘리포니아공대에서 개발됐지만 상용기술의 미비로 최근까지도 국방분야 등 극히 제한된 분야에서만 활용됐다. 값비싼 티타늄 합금과 비교했을 때 강도는 2.5배, 탄성도는 3배 이상 뛰어나다. 반면 생산원가가 티타늄 합금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무게도 철보다 훨씬 가벼우며 금속과 달리 부식이 전혀 없다.

 또 플라스틱처럼 고온에서 자유로운 성형이 가능하고 강도 대비 두께가 얇아 이른바 ‘꿈의 신소재’로 불리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액체금속은 갈수록 사용범위가 확대돼 현재는 휴대폰, PDA, TV, 노트북과 같은 전자제품 케이스로 활용도가 높다. 최근에는 산업용 코팅에서부터 스포츠용품이나 의료용품, 자동차 부품까지도 응용되고 있는 추세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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